‘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토론회’, 각계 전문가들 주장과 토론
‘수소환원제철 온실가스 감축 의문, 우리 산업구조상 추가감축 적을 듯“
[애플경제 이원섭 네오플랜비 대표 ]
[애플경제 이원섭 편집위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정부의 강제수단과 정책적 인센티브를 주문하는 주장과 함께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인 철강산업이 대안으로 제시한 수소환원제철 생산방식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관심을 끈다.
지난 30일 (사)한국기후변화학회가 주최한 ‘산업부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토론회’에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의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줌(zoom)을 이용한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며 일반 시민과 관계자들의 참여와 관심 확대를 위해 실시간 라이브방송(유튜브)로 중계됐다.
이날 행사는 앞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6월 30일 총괄기획위원회를 열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10월말 발표한다는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심의 중인 가운데 열려 주목을 끌었다. 토론회에선 학계와 연구기관, 산업계 및 환경단체 등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서 산업 부문의 단계별(시나리오별)로 경직된 감축목표(53.1%)를 제시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그 원인과 대안 등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발표자로 나선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활동가는 탄소예산과 산업구조 재편 및 시나리오 등의 부재와 감축경로, 수단의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산업계의 적극적인 감축을 위한 정부의 강제수단과 함께 정책적 인센티브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등 해외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감축방법과 계획 등도 함께 소개되었다. 김정인 중앙대 교수는 기존의 전력과 가스에 이어 미활용열 등을 포함하는 열시장(heat market)의 확대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연내에 확정, 발표하게될 향후 NDC(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 그 구체적인 감축방안과 계획의 현실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높은 제조업 비중과 함께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고효율 에너지화 달성에 따라 추가 감축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2050 감축목표 설정을 위해 고려된 온실가스 감축기술 또한 상용화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 위원은 “산업부문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산업의 경우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에 의한 생산방식 전환은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그 현실성을 일축했다.
또 “산업계가 직면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어지는 글로벌 산업계의 탄소중립 선언에 발맞춰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의 구조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실제로 로열 더치 쉘, BP 등 전통적 화석연료 기반의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저탄소산업으로의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특성에서 공정배출 중심의 난(難)감축산업인 철강,시멘트와 같은 장치산업의 경우 새로운 생산공정 프로세스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또 ”산업계 전반에서 생산자의 원료공급, 제조공정 과정과 소비자의 시장(구매) 등의 접점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으로는 혁신기술 개발과 국제적 협력을 통한 감축방향의 명확한 제시가 요구되며, 다양한 형태의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목표달성을 위해 과학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온실가스 감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국내 산업부문의 지속적인 감축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50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당면한 많은 어려움에는 참석자들 모두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회 서두 인사말에서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심의기관으로서 위원회의 입장 표명과 함께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국민 개개인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며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10월말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