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위험관리·클레임’ 등…도입에 소극적인 국내업계와 대조
AR기술은 점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선 보험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AR기술을 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에선 아직 적극적인 도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해외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마케팅이나 위험 관리, 클레임 등의 보험 실무에 AR 활용이 널리 활용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AR기술의 접목은 차별화된 보험 소비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품 개발과, 계약과 실행 과정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해외사례 자세히 소개
최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김도연 연구위원은 ‘AR동향 및 보험업의 활용 사례’ 보고서를 통해 “사용자 주변의 대기질 정보를 AR로 실시간 제공하고 적합한 위험보장 상품을 추천하는 마케팅 기능,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의 위험 수준을 AR로 시각화해 위험을 경고하는 위험관리 기능, AR로 소비자의 피해상황을 정확하게 파악, 원격으로 실시간 클레임을 처리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런 관점에서 본 AR의 구체적 해외사례를 소개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현실 이상의 증폭된 위험 상황 보여줘
최근엔 VR(가상현실)이 실제와 유사한 100% 가상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과 달리 실제 환경에 가상의 정보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몰입감을 크게 높일 수 있 AR기술이 더욱 선호되고 있는 경향이다.
특히 5G 통신의 확대와 AR을 지원하는 센서 또는 디바이스 출시가 확대되면서 AR 서비스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통신, 건설 등 대부분 산업에서 AR을 활용한 몰입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컨텐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보험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높아서, 비교적 도입이 더딘 편이었다. 그러나 상품설명, 보험금 지급 등 소비자와의 접점단계에서 AR 활용은 소비자 신뢰 제고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기질 예측, 기상 이변으로 인한 천재지변 등
실제로 현실에선 예측 불가한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하는 보험산업에서 AR은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만하다는 분석이다. AR기술이 발달한 인도에선 실시간 날씨API 및 AR을 사용하여 주변의 대기질 지수를 소비자에게 알린 후 최종적으로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TV광고 화면의 ‘find out’ 아이콘을 클릭하면 스마트폰 카메라가 켜지고 실시간 날씨API와 연계한 대기질 정보를 스마트폰 화면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 화면에는 다시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정보로 전환되며, 적합한 건강보험상품으로 연결되곤 한다.
“이는 모바일 광고를 통해 대기질 문제에 직면한 소비자에게 건강보험의 중요성을 알리고 건강위험에 대비한 보험을 선택하도록 전략적으로 설계한 것”이라는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미래의 예측 불가한 전지구적 재난도 재연
미국의 손해보험사 히스콕스(Hiscox)사는 AR을 사용하여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도시의 홍수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앱 ‘FloodPlus’를 출시했다. 이 앱을 사용하면 가상의 지형도를 사용하여 해수면 상승이 특정 지역의 주택소유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한다.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최대 2.4m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기후 전문가들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규모 육지 침수 등 상상하기 힘든 물적, 인적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부동산 자산이 미처 전국홍수보험 프로그램이 지정한 특별 홍수위험지역에 포함되지 않는 등 위험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역시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이 증폭된 재앙 현실을 AR로 미리 보여줌으로써 보험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실시간 클레임 처리에도 유용해
AR로 소비자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화상통화를 통해 원격으로 실시간 클레임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영국 보험사 심블리티사는 AR기술을 활용ㅎ나 ‘비디오 커넥트’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는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시 화상통화로 보험사의 클레임 담당자와 연결을 하고, 스마트폰 화면의 재물 손상에 대해 실시간으로 클레임을 접수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클레임 담당자는 AR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클레임 처리기간을 크게 단축 시킬 수 있다. 굳이 클레임 담당자가 직접 소비자 집에 방문하지 않아도 클레임 처리가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또 다른 보험사는 역시 AR을 접목한 ‘LINK’ 플랫폼을 도입하여 보험소비자에게 클레임 단계마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했다.
국내, 일부 생보사 제한적 도입 시도
한편 국내에선 아직 상품정보 제공, 계약관리 목적으로 일부 AR기술이 활용되기는 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보험산업에서 차별화된 소비자경험과 정확한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AR기술이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번에 보고서를 낸 김 연구위원은 <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도입을 위해선 흥미를 끌기 위한 일회성 도입보다는 소비자에게 AR을 통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 필요하다”면서 “국내보험업계도 일부 생보사에서 AR을 활용한 상품정보 제공, 계약관리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시도한 바 있는 만큼 본격적인 도입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