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술 총망라…중국, 미국 앞질러, 영국․인도․프랑스 등도 각축
‘코로나19’로 인해 VR·AR, AI, 빅데이터,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에듀테크가 세계 ICT시장의 가장 유망한 시장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CES2020’ 등 국제전자․IT시장에서도 지능형 자동차, 핀테크, 공유경제 등과 함께 중요한 미래기술 하나로 에듀테크가 관심을 모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 국내 전문기관이나, 주요국 정부 홈페이지, 외신보도 등에 의하면, 영국은 에듀테크를 제2의 핀테크로 지정하고 국가차원에서 육성전략을 펼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듀테크 산업이 새롭게 각광받으며, 해외진출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 각국 휴교령이 새로운 계기
특히 ‘코로나’로 인해 세계 각국에 휴교령이 내려짐에 따라 각국 정부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교육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세계 49개국에서 휴교령을 내렸고, 이 가운데 29개국은 전국적인 휴교령을 내려 3억 9,150만명의 학생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에듀테크 시장은 ICT기술이 적용된, 가장 대표적인 미래기술이 겨쟁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 에듀테크 시장규모는 2018년 1,530억 달러에서 2025년 3,42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와 이에 친숙한 Z세대의 증가는 에듀테크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영국 등 에듀테크 선진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민간부문에서도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보스턴․샌프란시스코 가장 활발
특히 미국의 경우 에듀테크 투자액이 2019년에 최고액을 달성했다. 2014년에는 ‘E-rate’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one-to-one’ 정책을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모바일 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E-rate’프로그램을 통해 대부분의 교육구에서 학생당 최소 100kbps 속도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고, 전국 88% 학급에 와이파이를 보급하여 디지털
학습이 가능해졌다. 또 ‘One-to-one’ 정책에 의해 대량의 크롬북을 보급했고, 대대적으로 구형 아이패드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전국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상위 10개 에듀테크 기업 중 8개가 직업교육 및 경력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려졌고, 투자액도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직원을 대상으로 고등교육·직업교육을 제공하는 길드 교육, 직업능력 코칭 및 개발 과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개발자 트레이닝 프로그램, 세일즈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에듀테크 콘텐츠에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에선 특히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을 중심으로 에듀테크가 활성화되어 있다. 교육 전문 벤처캐피탈 ‘내비타스 벤터’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에듀테크 도시 20곳 가운데, 미국 내 3개 도시가 2~4위를 차지했다. 이는 보유기업 수, 자금조달, 도시 내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 정도, 교육환경, 정부 정책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투자액 규모, 중국이 세계 1위
에듀테크 투자액만 보면 세계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에듀테크 유니콘 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투자에 적극적이다. 유니콘 기업이란 10억 달러 이상의 시장가치가 있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세계 에듀테크 유니콘 기업 14개 중 중국기업이 8개로 가장 많고, 미국은 5개, 인도가 1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아니지만 영국도 에듀테크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바탕으로 영국 전역에 1천개 이상의 에듀테크 기업이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교육정보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학습자원 제공, 인터넷 학습 보편화, 빈곤지역 온라인 수업 등을 운영하는 한편, 학사관리 부문에서도 클라우드,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른바 ‘지혜 교육 시범구역’을 10개 이상 지적, 온라인 스마트 교실, 스마트 실험실, 가상공장(병원) 등의 스마트 학습공간을 설립하고 모든 고등교육과정에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학습방식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에듀테크 투자액에 있어서 2015년부터 미국을 추월했고, 2018년에는 전세계 투자액의 63.4%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영국․프랑스 유럽 선두 다툼, 최근 영국이 앞질러
영국은 2015년 10월 에듀테크 UK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에듀테크 육성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2019년에 영국 교육부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효율성과 접근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에듀테크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에듀테크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광케이블 전국망 및 클라우드 기반 IT 시스템 구축, 인터넷 속도 향상, 노후 네트워크 장비 개선 등을 서둘러왔다. 학교에서 필요한 에듀테크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 전에 무료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LendED’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학교의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 교사들이 에듀테크에 접근하기 쉽고, 피어슨, 옥스퍼드 대학출판사 등 영향력 있는 교육 기업들과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로의 진출이 쉽다.
2018년부터 프랑스도 에듀테크 투자액을 크게 늘려왔다. 그러나 2019년에 영국의 투자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함으로써 프랑스를 크게 앞질렀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다양한 기술개발, 성장세
한편 국내 에듀테크 시장도 날로 확대되고 있으나 성장세는 세계 시장에 비해 낮은 편이고, 그나마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다. 소수의 대형사업자들에게 매출이 집중되는 한편, 전체 사업자 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세사업자의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이 분야에서조차 양극화가 초래되고 있다.
국내 교육서비스 기업들은 주로 경쟁력 있는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해 자사 서비스에 도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교, 웅진씽크빅, 교원 등은 기존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AI(인공지능)기술, 로봇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천재교육은 유망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지원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에듀테크 스타트업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서비스, 게임기반 학습, 외국어 교육, 코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학습자의 성취도, 학습이력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능력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AI(인공지능) 활용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교육 콘텐츠의 품질 제고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고 비대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업계는 에듀테크 확산을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향을 받는 학생들에게 자사 서비스 무료 이용 혜택을 주며 고객 유치에 나서기도 한다. 에듀테크산업협회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콘텐츠 및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사이트를 구축하여 교사와 학생들의 에듀테크 접근성을 높이고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류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