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00원 줄여주면 연간 GDP 평균 102원 증가해
세금을 줄이는 것이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보다 경제 성장에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감세승수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세금을 줄일 때 국내총생산, GDP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세승수를 지난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석한 결과, 1년 평균 1.02였다.
세금을 100원 깎아 주면 연간 GDP가 평균 102원 증가한다는 의미다.
반면, 정부 지출 승수는 연평균 0.58로 감세승수가 정부지출 승수의 1.7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세와 재화·용역구입 정부 지출 간 승수크기가 다른 것은 재화와 용역구입 정부지출은 주로 소비·투자·수입의 직접적 통로를 통해서만 GDP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감세는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에 대한 감세는 가용재원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투자촉진 효과와 함께 세후 투자수익률을 높여 간접적으로도 투자를 촉진하며, 근로소득세를 줄여주면 가처분소득 증가에 더해 실업자와 비경제활동 인구의 취업유인이 높아질 수 있다.
국세수입 중 경제활동 참여유인과 관련 있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전체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증가세가 이어져, 2018년에는 55%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재화와 용역구입과 같은 정부지출 증가에 비해 감세의 경제활동 참여유인 제고효과가 큼에도 우리나라는 글로벌 감세추세와는 다른 정책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6개 회원국 중 2016∼2018년 중 법인세 또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7개국으로 세율을 인하(법인세 10, 소득세 11) 또는 동결(법인세 19, 소득세 18)한 국가 수보다 작았다. 우리나라는 세율을 인상한 소수 국가에 속하면서 기간 중 인상폭도 두 번째로 높았다. 한편, 세율인하 폭 순위는 법인세율의 경우 미국과 헝가리가 각각 13.1%포인트 및 10.0%포인트를 낮추어 1·2위를 기록하였다. 소득세율은 칠레(-5.0%포인트), 포르투갈(-3.5%포인트), 미국(-2.6%포인트)의 순으로 인하 폭이 컸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감세라는 선진국의 일반적인 글로벌 추세와는 거리가 있다”며, “경제활동 참여유인을 높이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감세가 증세를 통한 재정지출 증가보다 침체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훨씬 효율적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