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검색, ‘웹 검색에 비해 학습 수준 낮아’
“기억 오래가지 않고, 사용자의 적극적 탐색 노력 배제” 일부 연구, “진실도 지식 내면화 과정 방해, 정신 마비” 지적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이젠 챗봇이 검색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학습용 데이터나, 자료, 심지어 기사와 논문 등에도 챗GPT로 대표되는 챗봇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연구 조사에 의하면, 기존 검색보다 챗봇이 자칫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요즘 AI의 경솔한 활용 사례가 많지만, 필요성(그리고 실질적인 결과)에 기반한 활용 사례 중 하나는 바로 AI의 시초가 된 챗GPT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고 응답하는 챗봇은 여전히 AI의 가장 효과적인 공공 활용 사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과장된 것’이란 지적도 따른다
최근 1만 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7개의 실험 결과를 수집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챗봇을 통한 학습은 일반 웹 검색에 비해 기억이 오래가지 않고, 학습 수준이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 동안 학계에선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웹 검색을 점차 폄하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전통적인 웹 검색을 새삼 긍정적으로 추켜세우는 모습 자체가 이례적으로 비칠만 하다. 하지만 연구 결과, 웹 검색 특유의 능동적인 특성은 적어도 학습자가 잠재적인 정보원을 적극 평가하는 과정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챗봇을 통한 학습은 정보 기억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읽은 후 해당 정보를 설명하는 능력도 떨어졌다. 반면에 검색 학습자들은 “검색에서 나온 답변은 더 유익하고 도움이 된다”고 일관된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물론 전통적인 검색이 챗봇보다 느리긴 하다. 챗봇은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쉬운 답변을 제공한다. 선별된 답변과 단순한 암기만으로 충분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웹 검색이나 도서관 카드 색인 검색과 같은 전통적인 학습 방식은 반드시 생각을 걸러내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색 품질에 있어선 챗봇을 능가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업무나 과제를 챗봇을 사용한다.
실제로 인터넷 전체에서 이야기를 표면화하려면 정확히 어떤 정보를 찾고 있는지, 그리고 그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챗GPT를 사용하면 알고 싶은 내용의 이름만 정하고, 바로 복사하거나 암기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이런 챗봇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챗봇이 진실을 말하더라도 (사용자가) 지식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방해하여 정신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고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최소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정보를 읽도록 한다. 전통적인 검색의 경우, 10개의 정보를 검색하는 경우, 50~100개의 정보를 읽어야 할 때가 많다. 반면에 챗봇에선 10개를 요청하면 딱 그 숫자만큼만 정보를 찾아 준다. 다른 정보는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챗봇은 질의에 비해 너무 많은(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다만 교육 현장에선 챗봇이 훨씬 짧고 직접적인 답변을 제공하고, 후속 질문에 대해 더욱 다양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챗GPT의 ‘학습 모드’는 이와 비슷하게 작동하지만, 사용자가 수동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결국 “챗봇의 답변을 덜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사용자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열쇠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