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없는 의회, 관광객 없는 행사 — 마주(馬祖) 시민,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형식에 치중한 나머지 실속을 잃은 마주의 현실
[애플경제 서방우 대만특파원] 대만 연평·마주 지역을 관할하는 연강현(連江縣) 의회가 더는 ‘형식만 요란하고 내용은 빈약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월의 마주(馬祖)는 ‘형식과 실질의 괴리’를 관찰하기에 적합한 시기다. 14일 아침, 제8대 제6차 연강현 의회가 개회했다. 의원들은 차례로 본회의장에 들어섰고, 며칠 간의 시정 보고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이제 제대로 된 질의와 정책 논의가 시작되겠구나”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본회의장의 의원석은 점차 비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전화 한 통에 자리를 떴으며, 누군가는 이름을 서명하자마자 급히 빠져나갔다. 현 정부의 답변 속도보다 의원석이 비는 속도가 더 빨랐다.
작은 지역일수록 주민들은 의원들이 ‘왔는지’, ‘발언을 했는지’를 민감하게 본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어딘가 미묘했다. 개회 절차는 충실히 진행됐으나, 정작 “사안을 제대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는 부족했다. 형식적 출석만 채우면 된다는 듯한 분위기가 의회를 감쌌다.
같은 날, 바다 건너 푸저우(福州)에서는 또 다른 ‘형식적 열기’가 이어졌다. 대만관광협회 푸저우사무소 개소 10주년 기념행사에는 인파가 몰렸고, 10년간의 교류 성과가 하나씩 소개됐다. 표면적으로는 ‘양안 관광 협력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지난 10년 동안 푸저우발 마주 관광객은 여전히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오히려 쇼핑과 교통이 더 편리한 푸저우로 마주 주민들이 건너가는 일이 훨씬 더 많다.
이 두 장면은 겉으로는 무관해 보이지만, 같은 날 동시에 벌어지며 묘한 대조를 이뤘다.
의회는 열렸지만 진정한 지속성과 깊이는 부족했고, 관광 행사는 화려했지만 실제 관광객 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마주는 다시 한 번 ‘형식과 행사에는 능하지만, 실질적인 내용과 성과를 채우는 데는 취약하다’는 지역적 한계를 드러냈다.
마주는 작은 지역이기에, 의원의 출석과 발언, 관광 정책의 성공 여부가 주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지난 10년 동안 푸저우발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마주의 현실을 보여준다. 토론이 깊이 이루어지지 않는 의회에서는 정책이 정교해지기 어렵고, 행정 또한 견고함을 잃을 수밖에 없다.
관련 부처들도 분명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 방향이 때로는 ‘결과’보다는 ‘형식적 완성’에 머무르고 있다는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마주에 지금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행사나 기념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과 확고한 실행력, 그리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의회다. 마주에 부족한 것은 회의와 이벤트가 아닌, ‘내용’과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