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네트워크용 칩’ 기술 경쟁도 치열

기존 전자 기술 기반 칩보다 훨씬 빠른 속도 구현 엔비디아·AMD 외 유명 스타트업들 글로벌 시장서 ‘두각’ 전기신호와 빛(光) 전환, ‘플러그형 트랜시버’ 칩 기술 발전

2025-11-19     엄정원 기자
브로드컴의 광 네트워크 칩. (사진=로이터 통신)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AI 붐’으로 인해 칩 네트워킹의 속도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엔 전기 대신 빛으로 구동되는 차세대 네트워크용 칩 기술이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크고 작은 칩 제조업체들은 칩과 칩, 서버 랙과 서버 랙을 연결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광(光)네트워크 칩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네트워킹 기술은 컴퓨터가 탄생한 이래로 존재해 왔다. 메인프레임을 연결하여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선 트랜지스터 간의 상호 연결부터 칩 박스 또는 랙 간의 외부 연결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킹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광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고, 다시 전기 신호로 바꿔준다. 이런 역할을 하는 플러그형 트랜시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이같은 트랜시버용 칩 시장을 둔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라이트매터, 셀레스철 AI, 시퀀텀…글로벌 光칩 시장서 명성

그런 가운데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벨 등 주요 칩 업계에선 새로운 네트워킹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통과하는 방대한 양의 디지털 정보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네트워킹 방식이다. 특히 라이트매터(Lightmatter), 셀레스철 AI(Celestial AI), 시퀀텀(PsiQuantum) 등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광 네트워크 칩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들은 광학 기술을 사용, 고속 컴퓨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광학 기술, 즉 포토닉스 기술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퀀텀’에 따르면, 광학 네트워크 기술은 AI붐이 일어나기 전까지 25년 동안은 “단조롭고, 비싸고, 유용성이 미미한” 기술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 일부 벤처 캐피털과 기관 투자자들은 차세대 광 네트워크 칩의 비전을 포착, 관련된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전자에 의존하는 기존의 상호 연결 기술로는 고대역폭 AI 워크로드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리서치 회사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Creative Strategies)에 따르면 수년 전 네트워킹 기술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을 발빠르게 개척한 바 있다. 2020년 엔비디아는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고속 네트워킹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기업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를 거액에 인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엔비디아는 컴퓨터 네트워킹용 리눅스 기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큐물러스 네트웍스’를 인수했다.

즉 “병렬 컴퓨팅 기능이 다른 GPU들이 클러스터링되어 데이터센터에 배치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광네트워크 칩 이미지. (출처=로이터통신)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한층 부상

그러나 이에 맞서 새로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로 부상한 기업이 브로드컴이다. 지난달 로이터 통신은 브로드컴이 “(포토닉스 기술을 통해) AI 시스템과 나머지 데이터센터 간의 중요한 연결 고리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토르 울트라(Thor Ultra)라는 새로운 네트워킹 칩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타트업인 라이트매터 역시 칩을 연결하는 실리콘 포토닉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AI 칩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포토닉스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빛 기반 상호 연결 기술’로 연결된 3D 실리콘 스택으로 파악된다. 그로 인해 이 회사는 지난 2년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5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라이트매터는 “컴퓨팅의 미래는 사실상 빛에 관한 것”이라며 “현재의 전자 기술 기반의 컴퓨팅에서 나아가 빛과 관련된 새로운 컴퓨터 지평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 ‘셀레스철 AI’ 또한 광(光) 상호 연결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등 다수의 투자회사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또 지난 9월에는 역시 이 분야 스타트업인 ‘시퀀텀’이 블랙록이나 엔비디아 벤처 자회사 ‘NVentures’ 등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양자 컴퓨터용 칩을 개발하기 위해 광학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스폿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광 네트워킹 기술은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구축 비용이 많이 들고 고도로 전문화된 장비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 전기 시스템에 ‘플러그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브로드컴이나 마벨 등은 빅테크 등과 협력, AI 데이터센터 칩과 네트워킹 분야에서 광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성과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네트워킹 기술 아니면, 최첨단 포토닉스 기술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처럼 더 빠른 데이터 속도와 그에 따른 더 나은 광 네트워킹 기술 경쟁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가트너는 “하지만 실험적인 스타트업들이 거둘 성과는 아직 몇 년 후일지도 모른다”면서도 “분명 광자공학의 미래가 올 것이라고 믿지만, 아직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