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 'AI, 반도체, 전기차' 선택, 집중
삼성·SK·LG·현대차, 국내 생산라인 및 우선순위 재정비 움직임 확산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전기차·배터리 설비 지방으로 이동 개방형 설비 구축과 대학·연구기관 협력으로 연구·인력 기반 확대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미국과의 통상 환경이 한숨 돌리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와 반도체, 전기차 같은 핵심 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이 기회를 국내 기술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에 몰려 있던 생산과 연구가 지역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눈에 띈다.
AI·반도체 중심 투자 확대…기업마다 우선순위 달라져
AI와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국내 시설 확충과 연구 개발(R&D)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는 내부 연구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 수요를 지원하는 시설로, 향후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메모리 생산라인도 시장 상황과 수요 변화에 맞춰 재정비하며, 생산 효율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SK는 기존 반도체 공장을 개선하는 한편 신규 라인 설치도 검토하며 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트리니티 팹’은 스타트업과 외부 연구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를 갖추도록 설계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이 반도체 공정을 시험하거나 소규모 생산을 경험할 수 있어, 산업 전반의 기술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배터리와 전장 부품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소재와 부품 생산을 안정화하며 공급망 전반을 확보하는 한편,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라인과 연구 시설을 재정비하며,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마다 우선순위는 다르지만, 핵심 산업 중심으로 국내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AI, 반도체, 전기차 등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기술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지역으로 이동하는 생산 기반…기술 생태계 분산 본격화
최근 투자 흐름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생산과 연구 시설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비수도권 지역에 설비를 배치하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 기반이 확대되고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일부 반도체와 AI 시설을 수도권 외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과 연계해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SK 역시 반도체 생산시설을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확장하면서, 기존 공장 개선과 신규 설비 설치를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고용과 기술 기반 형성 효과도 동시에 기대된다.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배터리 연구 인력과 생산 시설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전후방 산업이 지역 단위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인다. LG는 배터리와 전자 부품 생산시설을 지역에 안착시키며, 소재·부품 생산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기업 설비가 지역으로 분산되면, 인근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이 기업과 협력할 기회도 증가한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주요 기술이 지역별로 분산되면서, 전국적으로 연구와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개방형 설비와 인력 양성…생산에서 연구까지 이어지는 투자
최근 기업 투자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단순한 생산 시설 확대를 넘어, 연구 협력과 인력 양성을 함께 엮어 국내 기술 기반 자체를 강화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삼성은 AI 데이터센터를 내부 연구용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 연구기관과 개발자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한 공간에서 연구와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면 효율이 높아지고, 기업 간 협력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
SK가 추진하는 개방형 반도체 생산시설은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실이 공정을 시험하거나 소규모 생산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술 확산과 인력 양성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기술 전반을 외부 파트너와 공동 개발하는 전략을 강조한다. 배터리 모듈부터 전기차 플랫폼, 충전 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면서, 산업 전반의 기술 수준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LG 역시 배터리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 대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 속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