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동화로 해고했던 직원들 ‘재고용’ 추세?”

AI자동화와 대량해고 지속되는 美 등 주요국의 새로운 현상 치밀한 전략없이 서두른 AI대체, ‘숙련된 전문인력도 쫓겨나’ AI효율성, 비용효과 크지 않아 ‘퇴사자 복직’ 사례 잇따라

2025-11-10     엄정원 기자
사진은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 모습으로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애플경제)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AI로 일자리가 대체되는 현상이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국에선 본격적인 AI대체와 함께 기존 인원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엄청난 인원을 해고, AI로 대체해 고용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 외에도 실리콘밸리의 거의 모든 중견 기업이나 빅테크가 앞다퉈 AI로 일자리를 대체하며, 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잠재능력 못따라가?

그러나 아이러이컬하게도 또 다른 한켠에서 적잖은 기업들이 한때 AI로 대체하며, 내쫓았던 인력을 ‘조용히 재고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눈길을 끝다. 이유는 한 가지다. AI가 예상했던 것만큼 효율적이지 못하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갖는 다양한 잠재능력, 인간만의 이성과 감성, 감각 등을 기계가 따라갈 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MIT 연구에 따르면 AI에 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중 단 5%만이 수익성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가성비’가 기대 이하인 셈이다. 그 때문에 해당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위해 해고했던 인력 중 일부를 다시 ‘재고용’하고 있는 현상이 드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관리와 인력분석 기업인 비지어(Visier)는 ‘더 레지스터’에 “수년간 고용 및 채용 데이터를 추적해본 결과, 2025년 들어 해고된 직원의 5.3%가 본래 다니던 직장 재고용, 복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증가하면서 “금년 연말 경이면,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근로자가 재고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이런 추세는 앞으로 AI를 원인으로 한 해고나 채용 문화의 관행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AI가 모든 직업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재고용’이 일어나는 현상 자체가 사실은 ‘잘못된 채용 방식’이란 지적도 따른다. 즉 무턱대고 AI자동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저숙련 노동자는 물론 고도로 숙련된 전문인력마저 해고하는 현상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는 얘기다.

“AI자동화에 대한 더 큰 전략적 판단 앞서야”

그래서 전문가들은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 결정에 앞서 AI자동화에 대한 더 큰 전략적 판단이 앞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AI로 대체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부터 따져야 한다. 또 AI 도입 비용과 기존 인력의 인건비를 비교, 분석하되, ‘인간과 기계’의 효능과 가성비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AI자동화의 위험성을 점검해야 한다. AI 자동화 이후 기존 인력의 재교육이나 구조조정, 업무 재배치 등에 대한 면밀한 계획 또한 중요하다.

이 점에 대해 앞서 인사관리 전문업체인 ‘비지어’는 ‘인간적 요소’에 한층 무게를 둔 ‘AI 기반 인력 수용’ 전략을 제시해 주목을 끈다.

이에 따르면 AI자동화를 추진했던 기업의 경영진 대부분은 AI의 이점과 그 적용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즉, AI의 함의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과장된 광고에 현혹될 뿐이다. 즉, “많은 고위 임원들이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결정적으로는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등을 제대로 이해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특히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나, 일자리의 수에 비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무턱대고 시도했던 AI자동화로 해고되었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지자체가 실시한 '취업박람회'로서 본문과는 무관함.

해고 ‘붐’ 속, “인간의 다재다능함 활용해야” 목소리도

그럼에도 각종 보도와 관련 자료를 종합해보면, 2025년 연말이 가까울수록 더 많은 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대량 해고를 시작한데 이어, 오라클,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차례로 정리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 기업들은 자동화가 필요한 직무를 맡고 있거나, 구식 기술을 가진 노동자가 가장 큰 감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제너럴 어셈블리’ 설문 조사에서도 채용 담당자들은 “금년 중에 감원 가능성이 높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력이 감원 대상”이라고 지목했다. 실제로 AI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분야, 즉 구식 기술이나, 동종 경쟁사에 비해 성과가 저조한 분야 등이 AI자동화 1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의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특히 직원들의 성과를 고려,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MIT 리서치는 “해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며 이런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 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AI 시장분석 인사트인 ‘CB 인사이트’는 “(AI 자동화)를 결론부터 짓고 시도했다간, 즉각적인 급여 절감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AI를 업무에 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서 “특히 AI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좌절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역할에 따라선 인간의 다재다능함을 대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