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402’ 결제 기반 ‘AI 에이전트 경제’ 본격화

AI 에이전트와 연결한 코인베이스 ‘x402 프로토콜’로 결제 AI 에이전트가 ‘HTTP 402 오류 코드’ 수신, 암호화폐로 즉시 지불 수수료 없이 어떤 블록체인에서도 결제 가능, ‘에이전트 경제’ 구축 x402 기반 AI 암호화폐 거래 ‘금액은 소폭 증가, 거래량은 급증’

2025-11-03     엄정원 기자
x402 프로토콜 기반의 암호화폐 등 결제를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언스플래쉬)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기존 월드와이드웹(www.) 기반의 x402 프로토콜에 의한 블록체인 결제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AI와 암호화폐가 주도하는 온라인 쇼핑의 미래, 즉 ‘AI 에이전트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www의 ‘HTTP 프로토콜’ 기반 블록체인 기술

x402 프로토콜은 ‘결제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종전 ‘HTTP 402 오류 코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당 오류 코드는 거래를 위해 주고받는 리소스에 대한 결제가 필요함을 나타내는 임시 자리표시, 즉 플레이스홀더다. 유료 리소스나 서비스에 접근하려 할 때 결제가 선행되어야 함을 알리는 HTTP 상태 코드다 다시 말해 HTTP 402는 결제가 연동되어야 할 상황에서 이를 위해 “결제가 필요합니다”라고 알리는 의미다.

x402는 이를 AI 에이전트와 연결한 새로운 결제 프로토콜이다. HTTP 402 오류 코드를 AI 에이전트가 수신, 필요한 수수료를 암호화폐로 즉시 지불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수료가 거의 없이 어떤 블록체인에서든 지불할 수 있다.

그런 x402 프로토콜의 의한 결제가 각종 온라인 거래에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x402를 사용하는 ‘AI 에이전트’의 거래 건수가 무려 43배 이상 증가하며 새로운 ‘에이전트 경제’의 시작을 알렸다는 분석이다.

‘x402scan.com’ 사이트에 따르면 x402 프로토콜에 의한 거래는 지난 한 주간 957,000건에 약간 못 미쳤다. 그러나 해당 프로토콜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한 ‘AI 에이전트’의 수는 일주일 동안 각각 300배 내지 36배 이상 이상 증가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에 의한 원활한 ‘기계 간 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소액 프로그래밍 방식 결제 위해 설계

코인베이스가 지난 5월 출시한 x402 프로토콜은 그렇다고 새로운 블록체인은 아니다. 기존 인터넷 인프라, 특히 월드와이드웹을 구동하는 ‘HTTP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구축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x402가 사용자 계정 생성이나, 구독 관리, 로그인 등 기존의 장벽을 제거한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벤처 기업 ‘르노 파트너스’(Renaud Partners)는 X에서 “우리가 아는 웹은 소액의 프로그래밍 방식 결제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면서 “X402를 사용하면 HTTP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다. 기존 인터넷에서 사용량에 따른 결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소규모 결제’에도 적합한 시스템이란 얘기다.

그렇다보니 일주일 만에 거의 100만 건에 달하는 거래가 처리된데 반해, 결제된 총 금액은 11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이런 거래 중 100달러 이상으로 비교적 액수가 큰 거래는 100건도 채 되지 않았다.

블록체인을 뜻하는 이미지. (출처=언스플래쉬)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바로 이 점이 핵심”이라고 한다. x402는 소액 결제를 위해 설계된 것이란 얘기다. AI 에이전트가 특정 데이터 액세스나, API 호출, 디지털 서비스 등 대해 온디맨드로 소액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총 거래액이나 가치보다는 많은 거래 건수가 핵심 지표다. 그래서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또 다른 틈새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인 코인게코는 지난 주부터 x402를 사용하는 에이전트와 관련된 암호화폐 자산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빅테크들 적극 참여, 새로운 ‘에이전트 경제’ 구축

x402는 최근엔 주요 빅테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구글은 ‘AP2’라고 불리는 자사의 에이전트 기반 결제 시스템에 x402 프로토콜을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이 이처럼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을 출시할 경우, x402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인프라 대기업인 클라우드플레어도 광범위한 네트워크에서 x402 프로토콜을 활용, 결제를 할 수 있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넷 달러’(NET Dollar)를 발표했다. 이처럼 명망 있는 빅테크들의 도입은 x402나, ‘넷 달러’의 가치에 큰 신뢰와 함께 널리 보급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나아가서 IT 및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일종의 ‘에이전트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날로 정교해지는 ‘AI에이전트’(또는 봇)가 온라인 구매나 일정 관리에서부터 결제나 복잡한 재무 관리에 이르기까지 사용자를 대신해 자율적을 대신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에이전트 경제’가 작동하려면 에이전트가 온라인 공간의 재화,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고유한 방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암호화폐 업계는 “블록체인과 x402와 같은 지원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이 이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라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기존 은행 없이도 가능하며, 즉각적이고 저렴하며 프로그래밍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에이전트 조정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을 새로운 AI 기반 경제의 결제 계층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또 다른 이니셔티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직은 x402를 통해 거래되는 금액은 미미하지만, 눈에 띄게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고무적인 신호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