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반도체’ 기술경쟁도 치열
진공상태서 초고도 청정 환경, 최고 정밀한 웨이퍼 미·영 기업 협업, 한·미 기업도 제휴, ‘우주반도체’ 개발키로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우주반도체’ 공정이 날로 관심을 끌고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적층하는 공정과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며 민감한 산업 공정 중 하나는 실리콘 웨이퍼 적층입니다. 트랜지스터는 날로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작은 실리콘 다이에 트랜지스터를 많이 집적할수록 제조 비용은 점점 더 많이 든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 공정상 극한의 조건이 필요한 실정이다.
즉, 초고도의 청정 환경, 제조 공정상의 과도한 정밀도 등을 인해 실제로 많은 웨이퍼가 상용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진공 상태인 우주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 제기된 이런 문제점 중 상당수를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주요국의 우주반도체 개발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지난 1월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ANL)가 우주 반도체를 공동 설계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또 다시 영국 스타트업 ‘스페이스 포지’(Space Forge)와 미국 ‘유나이티드 세미컨덕터즈’(United Semiconductors)가 우주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프로세서 및 장비 설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측은 좀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 특히 관심을 끌었다. 미국과 영국의 두 회사는 우주 실리콘 제조의 상업적 가능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또한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최고의 소재를 개발하고, 최종 결과물에 대한 견고한 가공과 테스트를 우주 공간에서 수행한다. 이를 통해 “우주 기반 반도체 제조의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란 입장이다.
그 중 미국의 유나이티드 세미컨덕터스(United Semiconductors)는 일단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 실험 장비를 보낸 후 1단계 테스트를 완료했다. 최근엔 시그너스 XL(Cygnus XL) 화물 수송기를 이용한 2차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를 위해 “영국 스페이스 포지(Space Forge)와 같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유나이티드 세미컨덕터스는 우주 제조 장비를 설계하고 최종 결과물에 대한 품질 보증을 수행한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적층하는 공정과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제조 위성인 ‘포지스타(ForgeStar)’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 포지’(Space Forge)사는 ‘스페이스뉴스’(SpaceNews)에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 내에서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 양국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표에 좀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햇다.
특히 ‘스페이스 포지’의 지상 및 무중력 제조 역량과, 유나이티드 세미컨덕터즈(United Semiconductors)의 결정 성장 및 웨이퍼 가공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 지식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런 협력을 통해 “우주 기반 반도체 생산의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유나이티드 세미컨덕터즈’가 현재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 진행 중인 실험을 통해 소재를 제조하고,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앞서 한국이 전자통신연구원(ETRI)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와 우주·방위산업 반도체 개발을 위해 제휴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서 방사선 감지장치(MAPS)를 제작하기로 했다. 이런 장치가 우주 공간에서 제대로 쓰이려면 방사선에 내성이 강한 우주 반도체가 필수란 지적이다. 즉 “우주 반도체는 전자이온충돌기(EIC)라는 신형 입자 가속기에 탑재될 MAPS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