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 'AI로 품질·안전보장, 건식 전극 발전'
K- 배터리쇼, 'AI 적용, 불량 줄이고 제품 신뢰도 높여" 기존 습식 대신 건식 전극, 장차 배터리 산업 대세로 "건식 전극과 스마트 관리로 제조 공정 효율성 극대화"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지난 10일 킨텍스에서 열린 K-배터리쇼 2025(K-BATTERY SHOW 2025)에서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AI 기반 검사 장비, 건식 전극 공정, 화재 대응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이 전시되면서, 산업이 향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각 기술이 실제 생산 과정과 안전 관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AI 검사, 품질과 안전 점검 기준 바꾼다
배터리 산업에서 품질과 안전은 핵심 요소다. 이번 전시에서는 AI를 활용한 검사 장비가 눈길을 끌었다. 모나가 선보인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 기반 장비는 AI 분석을 통해 배터리 내부 상태를 정밀하게 점검한다.
기존 전압 측정이나 절연 검사로는 찾기 어려운 결함까지 확인할 수 있어, 생산 과정에서 불량을 줄이고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대규모 생산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비는 전고체 배터리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보다 안전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 기반 검사 장비는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는 도구 역할을 한다. 단순히 불량을 가려내는 수준을 넘어, 생산 과정 전체를 모니터링하는 안전망 역할까지 가능하다.
전시 현장에서는 장비 시연을 통해 데이터 분석이 배터리 품질 관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기술이 자리 잡으면, 배터리 생산 과정도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스마트 제조 체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건식 전극, 제조 과정 효율 높여
소재와 공정 분야에서는 건식 전극 기술이 주목받았다. 이노플라즈텍이 공개한 플라즈마 건식 분산 장비는 전극 제조 과정을 바꾸는 장비다. 기존 전극은 용매를 사용하는 습식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 방식은 비용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건식 전극은 용매 없이 분말과 첨가제를 혼합해 전극을 만들 수 있다. 특히 CNT 같은 첨가제까지 안정적으로 분산시켜 전극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플라즈마 공정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활용돼 왔지만, 배터리 제조 과정에 맞춰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소재 투입, 공정 관리, 품질 확인까지 IT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이 가능해, 생산 과정 전반의 효율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건식 전극 관련 장비와 소재를 소개하며 기술 경쟁을 이어갔다. 관람객들은 건식 전극 기술이 향후 배터리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재 대응과 스마트 관리 체계 강화
배터리 화재는 여전히 큰 안전 문제다. 전시회에서는 화재 위험을 줄이고, 사고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비가 다수 등장했다. 휴어템은 배터리 전용 소화 장비를 공개했다. 기존 소화기와 달리 배터리 화재 특성에 맞춰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산업 현장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대형 건물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장비는 IoT 시스템과 연결될 경우 더 큰 효과를 낸다. 화재 감지 센서와 자동 제어 시스템을 결합하면, 실시간으로 화재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어 산업 전반의 안전 관리 수준이 높아진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검사, 건식 전극, 화재 대응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이 함께 소개되면서, 배터리 산업이 소재, 제조, 안전, IT가 결합한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과 전문가들은 K-배터리쇼가 기술 동향을 한눈에 보여주고, 배터리 산업이 IT와 제조 과정을 접목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전시된 기술들은 먼 미래가 아닌, 이미 현실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