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마의 9월’ 온다”…매도 홍수와 ‘폭락’

매년 가을에 수렴하는 구조적 시장 움직임, 악재 집중 ‘계절적 역풍’ 뮤추얼 펀드는 9월 회계연도 마감, 세금 손실 수확,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시장에 매도 주문 홍수 유발, 여름 휴가 직후 트레이더들 포지션 재평가 “암호화폐 시장 성숙될수록 ‘마의 9월’ 상쇄할 만큼 안정” 반론도 그러나 “이미 금년에도 불길한 기술적 지표 이미 나타나고 있어”

2025-08-31     전윤미 기자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펙셀)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8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비트코인은 횡보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그러나 매년 이맘때쯤 늘 그렇듯이 9월의 하락 내지 폭락세를 예견, 긴장하고 있다. 코인게코, 코인글래스, 디크립트, 크립토뉴스 등 기술매체들도 나름의 이동평균선을 근거로 대체로 이같은 전망을 함께 하고 있다.

이를 분석 요약해보면 소위 ‘마의 9월’이 금년에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2013년 이후 매년 9월이면 평균 3.77%나 하락하곤 했다. 이번에도 9월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또 다른 ‘계절적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애초 ‘9월 침체’의 유례는 주식시장이다. 뉴욕증시를 포함한 지구촌 주식시장에서 거의 한 세기 동안 투자자들을 괴롭혀 왔다. S&P 500 지수는 1928년 이후 9월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이 지수에서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실적은 더욱 심각합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13년 이후 매년 9월 평균 3.77% 하락했으며, 11년 동안 8차례나 폭락했다.

이번에도 미 연준 정책 불안과 각종 계절적 요인들로 인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소극적 태도가 확산되고 있다. 주식에서 암호화폐 시장으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쟁과 고착된 인플레이션, 연준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고 있다.

‘핀치트레이드’(FinchTrade)의 컨설턴트 유리 버그(Yuri Berg)는 디크립트(Decrypt)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패턴은 이미 예측된 일”이라며 “8월 25일경 소셜 미디어에서 부정적인 대화가 급증한 후 이미 48~72시간 내에 거래소에 비트코인 ​​예치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핀치트레이드’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유동성 제공업체다.

비트코인 시세표. (출처=코인베이스)

‘마의 9월’ 신드롬은 매년 가을에 수렴하는 구조적 시장 움직임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뮤추얼 펀드는 9월에 회계연도를 마감하면서 세금 손실 수확(tax loss harvesting)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촉발하면서 시장에 매도 주문을 쏟아낸다.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면서 트레이더들은 몇 달간 이어진 유동성 부족 이후 다시 포지션을 재평가하는 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특히 노동절 이후 채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식과 위험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애널리스트 분석에 의하면 금년에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9월 회의까지는 불확실성이 커져 정책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매수세가 얼어붙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러한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도세가 가속화되더라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지 않는다.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수익을 알트코인으로 전환하려는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예년에 그랬듯이, 폭락은 기존 자본 시장에서 시작되어 며칠 만에 암호화폐 시장으로 확산된다. S&P 500 지수가 하락하면 기관 투자자들은 마진 콜을 충당하거나,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을 먼저 매도하곤 했다. 선물 시장은 청산 폭락을 통해 손실을 증폭시키려 나섰다.

또한 현물 가격이 5%만 변동해도 파생상품은 20% 폭락할 수 있다. 8월 말에는 흔히 사회 심리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트레이더들은 예상 손실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곤 한다. 옵션 딜러들은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현물 비트코인을 매도, 위험을 회피하려 한다. “이는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역학적 압박을 가중시키곤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9월은 예년보다 더욱 이례적인 ‘역류’를 동반할 것이란 우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긍정적인 성명을 발표했고, 시장은 9월 18일 연준 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3.1%에 머물러 있으며, 두 차례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전문가 일각에선 “완벽한 폭풍”이라고 부르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이들은 또 “현재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은 비트코인이 2025년 9월 급격한 하락을 맞이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현재 유럽과 중동, 두 개의 희대의 전투 지역이 있으며, 이는 중요한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거의 모든 주요 동맹국을 상대로 세계적인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이런 점을 보면 “현재 시장은 비트코인을 헤지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전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는 주류적 시각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나, “시장은 비트코인을 위험 자산에 훨씬 더 가깝게 보고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기술적 지표들은 투자자들에게 불길한 징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5월 이후 상승세를 뒷받침했던 중요한 지지선인 11만 달러를 돌파했다. 50일 이동평균선은 11만 4천 달러에 위치하며, 현재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0일 지수이동평균선은 10만 3천 달러 근처에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기술 트레이더들은 10만 5천 달러를 경계선으로 보고 있다. 시장 예측 시스템인 ‘미리아드’(Myriad)에서 트레이더들은 현재 비트코인이 10만 5천 달러까지 하락할 확률을 거의 75%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10만 5천 달러 아래로 하락할 경우,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 10만 달러 미만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9월 첫 2주 동안 ‘계절적 저주’가 마침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강도지수(RSI)는 38, 즉 과매도 상태에 달라며,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보유 코인을 최대한 빨리 처분하려 하고 있다는 징조다. 거래량은 7월 평균보다 3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늦여름 거래에서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변동성이 급증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이견도 있다. 일각에선 “트레이더들이 과거의 반복에 대비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일부는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이는 암호화폐의 황제가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거나, 적어도 과거처럼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펙셀)

암호화폐 연구 플랫폼 DYOR의 CEO 벤 컬랜드는 ‘디크립트’에 “‘마의 9월’은 수학적인 설명보다는 신화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했다. 즉 “역사적으로 매년 9월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소매 모멘텀 약화, 거시경제 불안 등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비트코인 ​​시장이 작고 얇았을 때는 이러한 패턴이 (시장을 흔들만큼) 중요했다”고 한다.

그는 또 “현재 유동성이 진정한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으며, 핵심 지표가 계속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요인에도 불구, 연준은 성장 둔화와 함께 기관 자금 유입이 그 어느 때보다 많기 때문에 완화 압력을 받고 있다.

이미 기존의 경고 신호들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 FOMC는 9월 17일과 18일에 회의를 열고, 시장은 금리를 유지할지 인하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교적 낙관론자인 DYOR 켈러 역시 공포 지수와 탐욕 지수를 면밀히 주시할 것을 권고한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공포 지수와 탐욕 지수를 주시하여 전반적인 시장 심리를 파악하고, ‘마의 9월’이 다가오면서 가격 급등에 대비해 보유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매도하는 것이 나을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이같은 계절적 패턴은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9월 손실은 2010년대 평균 -6%에서 지난 5년간 -2.55%로 완화되었다. ETF와 회사채를 통한 기관 투자가 증가하면서 안정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비트코인은 9월에 긍정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수년간의 9월 매도세 이후,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약세를 예상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켜 왔다”며 “이로 인해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하락 그 자체가 되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또한 “9월의 폭풍이 지나면 10월, 즉 ‘업토버(Uptober)’가 온다. 10월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의 연중 ‘최고의 달’”이라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