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엔 ‘AI 리터러시’, ‘컴퓨터 리터러시’가 필수

AI 출력 비판적 평가, 효과적 협업, AI 윤리 및 보안 의식 등 “AI를 이끌고 광범위한 워크플로에 통합, 인간 목표와 윤리 부합 유도” ‘AI 리터러시’는 곧 경쟁력의 핵심, 일자리와 경제적 소득도 좌우

2025-08-29     김홍기 기자
'2024 AI엑스포코리아'에 참가한 업체의 부스 패널이며, 본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애플경제)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AI를 비롯, 다양한 IT기술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레거시 컴퓨팅’ 기술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도 많은 회사들은 기본적인 컴퓨팅 기술만 갖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젠 진정한 ‘컴퓨터 리터러시’, 내지 ‘AI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대다.

복잡한 디지털 환경에 ‘AI리터러시’ 필수

생성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맞는 새로운 컴퓨터 활용능력, 즉 ‘컴퓨터 리터러시’가 부각되고 있다. 이는 곧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AI 리터러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진 단순히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능력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AI PC까지 등장하는 상황에서 AI와의 협업이나, AI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사고, 적응력이 필수가 되고 있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컴퓨터 활용 능력'이란 윈도우나 맥OS를 쉽게 다루고, 프린터 문제를 해결하고, 전산실이나 기술 지원팀의 도움을 받지않고도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오작동을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젠 그런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더 이상 단순히 PC를 조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디지털 업무 환경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기기, 날로 복잡해지는 AI 기반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대부분의 업무가 이런 플랫폼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런 환경에서 AI 결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지능형 시스템과 효과적으로 협업하며, 새로운 도구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윤리 및 보안 의식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즉 AI 리터러시 내지 컴퓨터 리터러시는 메뉴를 얼마나 잘 탐색하는지가 아니라 AI 시스템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지로 평가된다. AI를 이끌고, AI의 통찰력을 더 광범위한 워크플로에 통합하며, AI의 결과물이 인간의 목표와 윤리 기준에 부합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AI를 비롯, 다양한 IT기술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레거시 컴퓨팅’ 기술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도 많은 회사들은 기본적인 컴퓨팅 기술만 갖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젠 진정한 ‘컴퓨터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대라는 조언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23년 미래 일자리 보고서’는 “향후 5년 안에 근로자의 44%가 기술 혁신으로 대체될 것이며, 컴퓨터 활용 능력은 그 중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7년 이전까지 근로자 10명 중 6명이 기술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적절한 교육 기회를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는 전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적인 직장에서는 직원들이 급속한 기술 변화에 적응하고, 지능형 시스템과 협업하며, AI가 생성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견해를 같이 한다. 더 이상 파일 경로나 제어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침을 구성하고, 피드백을 이해하고, 적응형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이해, 제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AI시대에 AI자동화를 이해하고 주도하며 적절히 관리, 제어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챗GPT 화면. (출처=오픈AI. 챗GPT)

AI는 파트너이자 도구, “그러나 인간 사고 대체는 위험”

AI는 컴퓨터 활용 능력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A비서는 기술 지원, 창의적인 영감, 심지어 코드 생성을 위한 주요 도구가 되었다. 문제는 이런 도구에 대한 의존이 기술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 아니면 위축시키는지 여부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도구가 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체득해야 할 원천 기술을 침식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유명한 IT미래학자 니콜라스 카는 ‘더 어틀랜틱’지에 “구글이 우리를 멍청하게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이는 생성AI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생성AI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가?”라고 질문한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일단 AI시대의 새로운 환경에선 “운영보다는 (AI환경에 대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즉, 학습하고, 적응하고, 협업하는 등 “시스템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 능력, 비판적 사고, 적응력이 모두 결합된 역량이 진정한 ‘컴퓨터 리터러시’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FDM 그룹’의 COO인 쉴라 플라벨은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화한다”며 앞서와 같은 전문가들의 견해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자사 인사이트를 통해 “챗GPT와 같은 AI 도구에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기술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이라고 재정의했다. 즉 “AI 도구에 대한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AI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필수적”이리며 “사용자들은 이러한 도구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안내하고, 협업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고 ‘AI의 주인’이 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주도적이고 균형있는 AI 활용과 접목이 진정한 ‘컴퓨터 리터러시’”라고 해 눈길을 끈다. 역시 글로벌 온라인 교육업체인 플루럴사이트(Pluralsight)의 CEO인 에린 가즈달로는 자사 블로그에서 “AI가 더 스마트한 업무 방식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인지적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즉 “AI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킬 것이지만, ‘인간의 사고에 대한 필요성’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사고’는 오로지 인간의 몫이며, 그것까지 기계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해를 부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도 “AI와의 협업이 윤리적이고 정확하며 고품질이 되도록 하려면 기본적인 기술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컴퓨터 리터러시’의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 ‘재정의’ 차원에서 AI를 판단해야

또 다른 전문가들은 학교에 계산기가 도입된 후 계산기가 수학적 추론의 필요성을 대체하지 않았듯이며, AI가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AI의 도움을 받는 것과, 독립적인 문제 해결, 이 두 가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도 있다. “그 보단 언제 AI에 의존해야 하는지, 언제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사고해야 하는지, 그리고 AI가 생성한 솔루션을 검증하거나, 검증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AI 리터러시’나 ‘컴퓨팅 리터러시’는 단순히 즉각적인 엔지니어링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판단력, 즉 AI의 도움이 언제 의미가 있고, 이를 무시하거나 도전해야 할때를 판단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숙련도에 따른 디지털 격차는 AI시대의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숙련된 사용자는 프롬프트를 미세 조정하고, AI 추론을 평가하고, 복잡하고 여러 단계로 구성된 워크플로를 조율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일반 사용자들은 시스템이 생성하는 출력이 정확하든 아니든 무조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도 ‘AI 리터러시’ 혹은 ‘컴퓨터 리터러시’ 문제가 대두된다. 즉 이러한 디지털 격차는 더 이상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행위자의 ‘능력의 문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능형 시스템을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구축할 줄 아는 사람과, 이에 반해 그 결과를 그저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사람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맞춤형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컴퓨터 리터러시’ 내지 ‘AI 리터러시’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AI 이미지. (출처=펙셀)

AI에 대한 책임감과 분별력 있는 접근도 AI 리터러시 내지 컴퓨터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AI 사용, AI의 출력 결과를 의문시하고, 검증하고, 의사 결정에 조화롭게 통합하는 방법 등이다. “비판적 사고 능력을 유지하면서 AI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사려 깊은 디지털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컴퓨터와 AI리터러시의 목표”란 얘기다.

‘AI리터러시’와 ‘컴퓨터 리터러시’는 곧 경쟁력이기도 하다. 앞서 교육업체 플루럴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채용 관리자 중 다수는 “AI리터러시를 갖춘 직원은 설사 해고된 후에도 다시 복직되거나 동종 업종에 취업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즉 AI 리터러시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경력 회복과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셈이다.

이들 전문가의 주장을 요약하면, AI 활용 능력, 즉 AI시스템을 이해하고, 평가,감독하는 방법을 교육받음으로써 사용자가 AI와의 적극적인 협업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계가 생성한 결과물의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국제 컴퓨터 및 정보 활용 능력 연구’(ICILS)에 따르면 EU 전역의 14세 청소년의 디지털 활용 능력, 즉 컴퓨터와 AI리터러시가 낮거나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ICILS는 “소위 ‘스크린 세대’라 불리는 기성세대도 이젠 디지털 활용 능력, 즉 AI리터러시와 컴퓨터 리터러시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