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스레즈’, 소셜미디어 지형 버꾸나?
2년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4억 명’ 성장, X ‘5억명’에 근접 X 이탈 유저 중심으로 급팽창, 인스타 생태계와 연결도 장점 ‘커뮤니티’ 중심 운영이 무기, “스레즈 내 거대 커뮤니티도”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소셜미디어 ‘스레즈’(Threads)가 날로 인기다. 메타는 출시한지 2년 여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거의 X(옛 Twitter)에 육박하는 4억 명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X’의 경우 약 5억 명으로 추산된다. 스레즈는 월간 사용자 수에서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한 셈이다.
실제로 스레즈는 국내에서도 날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애초 이는 일론 머스크의 독선적인 운영과 파행적 변화 등에 반발하거나, 쫓겨났던 파워 유저들이 대거 옮겨오면서 화제를 보았다. 그 후에도 주로 X사용자들 중심으로 활성화된 유저 숫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한 파워 유저는 이에 대해 “애초 ‘스레즈’란 이름은 밋밋하고 지루하며 대체로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된 일인지 수년 동안 TV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서 따론 것”이라며 “때론 문화적, 비평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늘 비슷한 규모의 꾸준한 시청자층을 유지했다”고 스레즈에서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알려진 구글 검색 엔진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X는 언제나 스레즈보다 훨씬 많이 검색되고 있다. 그렴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정체성’ 없이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애초 ‘스레즈’는 X에서 일론 머스크가 끊임없이 변덕을 부리며, 얼토당토 않은 변화를 수시로 시도했던게 반사효과로 나타난 것이다.
X와 머스크의 ‘변덕’과 일탈, 스레즈 성장 요인?
사용자들은 흔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진정으로 바라는 한 가지가 있다. 즉 자신의 게시물이 노출되고 참여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스레즈는 성공작이란 평가다. 물론 인스타그램 등 경쟁 앱들에 비하면 지루해보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에서 ‘허공에 소리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유일한 곳”이라고까지 평가하는 사용자들도 있다.
스레즈는 비록 메타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새로운 면모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파워 유저들은 “스레즈의 ‘새로운 기능’과 ‘느린 기능’ 동시 출시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확신한다”며 “늘 혼란스러운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이에 불만을 가진 사용자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X와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스레즈의 성장은 상당 부분 X의 문제점과도 연결된다. 일부 사용저들은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 게시물을 올렸다가 X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이들은 스레즈가 출시된 이후 대거 ‘이민’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자의든 타의든 X를 떠난 사람은 마스토돈이나 블루스카이 등 신생 소셜미디어로 옮겨가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메타의 생태계와 연결된 이점” 덕분에 스레즈를 최종 안식처로 택한 사람들이 많다. 또한 “텍스트 기반 앱이 매우 진정성 있게 느껴졌고,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갖춰져 있다”거나, “이미 아는 사람들을 여기서 만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전혀 피드백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모든 스레즈 팔로워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계정에 연결된다. 그 뿐만 아니라, 마스토돈을 구동하는 분산형 프로토콜인 ‘ActivityPub’과 연결되어 있어 장차 ‘연합형 개방형 소셜 네트워킹’으로 전환될 계획이다.
팔로워없이 게시물 하나만으로도 ‘커뮤니티 영향력’
하지만 사용자들이 스레즈를 좋아하는 이유 중 또 다른 것으로 틱톡처럼 앱에서 적절한 참여를 얻으려면 실제로 수천 명씩이나 팔로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레딧’포럼을 보면 “누가 실제로 앱을 사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한 사용자는 “태그 아래에 글을 올리기만 하면 사람들이 찾아서 응답해 주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즉 “스레즈에선 참여도가 정말 좋고, 공허한 곳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지 않다”는 얘기다
“공허한 곳에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는 얘기는 팔로워가 많지 않은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이 흔히 하는 불평이다. 그 중 많은 사용자들은 스레즈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소셜 미디어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X를 이용했지만, 그곳이 “유해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자신이 게시물 중 어떤 것도 그다지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메타가 스레즈를 출시했을 때, 이들 중 상당수는 재빨리 이를 도입했다. 그리곤 자신의 게시물 중엔 즉시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은 걸보곤 ‘스레즈’ 마니아가 되곤 했다.
또한 스레즈는 출시 당시의 제한된 기능을 해소하고, 이젠 “사람들이 게시물을 통해 공동체를 찾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공간”이 되었다는 평가다.
다양한 취향과 계층의 사용자들이 접속
소비자 조사 사이트인 GWI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초기엔 인스타그램과의 연동 때문에 스레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젠 “커뮤니티 중심적”이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디스코드’(‘디코’, Discord) 사용자와 Threads 사용자 간에 상당한 겹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디코’는 인스턴트 메시징 및 VoIP 소셜 플랫폼으로, 음성 통화, 영상 통화, 문자 메시지, 미디어를 통한 통신을 지원한다. 2024년 기준으로 디코는 월간 활성 사용자 약 1억 5천만 명과 주간 활성 서버 1,900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게이머들이 사용하지만, 다른 주제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스레즈는 게이머는 물론, 다양한 취향과 계층의 사용자들이 접속하고 있다. 대중문화 욕구는 물론, 스포츠, 독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커뮤니티 때문에 스레즈를 찾는다. 이처럼 커뮤니티 중심이다보니, 그 중엔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한 경우도 있다.
‘북스타그램’(Bookstagram) 혹은 ‘북 스레즈’는 스레즈 내에서도 거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생긴지 1년 만에 앱 내 상위 3대 마이크로 커뮤니티로 부상할 정도로 인기를끌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부 파워 유저들은 스레즈에서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X를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서로를 독려하는 분위기마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