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 산업 진화론: 천밍잉(陳明瑩), ‘소확행’으로 대륙을 뒤흔들다

2025-08-22     서방우 대만특파원
[사진: 프리픽]

[애플경제 서방우 대만특파원] 타이베이 야시장 골목부터 광저우 주지앙(珠江) 번화가까지, 1980년대생 대만 여성 창업가 천밍잉(陳明瑩)은 인형뽑기 산업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녀의 창업 스토리는 단순한 국경을 넘는 도전을 넘어, 대만의 섬세한 문화와 중국의 실용적 효율성을 결합하며 인형뽑기 시장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통’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기회
학창 시절 천밍잉은 패션 모델, 이벤트 진행자, 백화점 프로모션 스태프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야시장과 인형뽑기에 대한 관심은 그녀의 창업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대학 시절 룸메이트의 소개로 여러 차례 광저우를 방문한 그녀는 현지 생활 환경과 소비 습관이 타이베이와 유사하고, 개방적이며 세제 혜택과 저금리 대출까지 지원하는 사업 환경에 만족감을 느꼈다. 활기찬 젊은층과 다양한 밤 문화는 ‘소확행’을 제공하는 인형뽑기 사업이 현지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매장내 기계를 점검하고 있는 천밍잉(陳明瑩)] 

많은 사람들이 인형뽑기를 전통산업으로 여기지만, 천밍잉은 여기서 기회를 발견했다. 대만의 인형뽑기 시장은 IP 협업, 기계 설계, 운영 전략에서 이미 정교하게 발전했지만, 중국 본토는 콘텐츠 혁신, 체험 업그레이드, 브랜드화 운영 등에서 성장 여지가 있었다. 그녀는 젊은층의 ‘유행 장난감’과 ‘IP 파생상품’ 수요를 겨냥해, 오프라인 체험과 유행 문화를 결합한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창업의 도전과 극복
광저우 진출 초기, 그녀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현지 규정과 상업 관행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상가 임대 계약, 허가증 발급, 안정적이면서 합리적 가격의 공급망 확보 등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많이 묻고, 많이 뛰고, 많이 배우라”는 정신으로 직접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문화에 적응하고 빠르게 학습하는 중요성을 깨달았다.

천밍잉은 ‘상품 선정’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았다. 정품 제품과 대만 디자이너 독점 작품을 선정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계별 수익률에 따라 배치하며 효율적 운영을 유지했다. 또한 조명, 음악, 청결한 매장 환경 등 세심한 운영으로 광저우 젊은층이 자주 찾는 ‘행복 스테이션’으로 매장을 변모시켰다.

전문성으로 고정관념 타파, 양안 젊은 세대 연결
초기에는 그녀에 대한 편견도 있었지만, 천밍잉은 전문성과 성과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대만 청년’이라는 신분에서 오는 관심과 기대를 적극 활용하며 현지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경험을 공유, 양안 젊은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대만의 섬세한 운영 철학과 중국의 데이터 기반 효율성을 결합해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고객의 웃음 속에서 찾은 의미
천밍잉이 느낀 가장 큰 보람은 고객의 행복을 목격할 때였다. 여자친구를 위해 한정판 인형을 뽑은 기쁨, 손자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미소 짓는 할머니의 모습 등 일상 속 따뜻한 순간들이 사업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했다.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즐거움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향후 계획과 비전
단기 목표는 광저우 내 신규 점포 확장, 중기 계획은 인형뽑기와 카페, 간단한 식음료를 결합한 복합형 소셜 공간 구축이다. 장기 목표는 대만 및 다른 지역에 성공 스토리를 적용하고, 타이베이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열어 양안 청년들에게 신흥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천밍잉은 인형뽑기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라 믿는다. IP화, 다양한 체험, 스마트 기술 도입, 온라인·오프라인 융합 등을 통해 즐거움과 놀라움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대만 청년이 중국에서 꿈을 실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양안 젊은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