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낙관 vs 신중, ‘갈림길에 선 비트코인’

"몇 달 내 장기적 장세 결정 요인들 돌출", 낙관·신중론 교차‘ 글로벌 전문가들도 강세장 지속 두고 상반된 입장 보여 신중론 “내년 14~15만 달러 이후 지속적인 장기 하락세” 낙관론 “향후 몇 년 간 강세장, 결국 100만달러 돌파” 주장 양측 모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장기적 장세 핵심 요인”

2025-08-19     이윤순 기자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펙셀)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비트코인 시장은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의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마다 비트코인의 향후 장세를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멈출 수 없는 강세장이 올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천장’도 있다”거나,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내년 이후엔 그간 겪어본 것처럼 오랜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다수다.

각종 크립토 관련 매체나 전문 사이트, 특히 글로벌 투자회사와 기관들도 각기 엇갈린 전망과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투자회사 ‘카나리아 캐피탈’(Canary Capital)의 경우처럼 신중론도 다수 눈에 띈다.

이 회사 블러그에서 CEO 스티븐 맥글러그는 “비트코인이 내년에 익숙한 약세장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14만~15만 달러 가격대로 상승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복잡한 거시경제적 요인과 시장 상황의 변화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하락’의 가능성도 강조했다.

“복잡한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변동성’ 클 것”

그 동안 낙관론의 가장 유력한 근거는 대량의 유동성(자금) 유입이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은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특히 현물 비트코인 ETF와 국채 회사의 매수가 꼽힌다. ETF의 승인으로 대형 국부펀드와 보험사 같은 기존 투자자들은 직접 (비트코인을) 소유함으로써 겪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기관 투자가 등 새로운 매수자 집단은 시장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지금과는 다른 ‘수요 역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자산 배분은 가격(상승)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대량 매수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매수 열풍이 향후 몇 달 동안 최고조에 달한 후엔 다시 장기적인 침체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게 앞서 맥글러그 등 신중론자들의 시각이다.

특히 이들 신중론자들은 거시경제 상황에 시장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현재도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부족하며, 연준이 더 빨리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을 시사하는 이미지. (출처=클로드ai)

낙관론 “변동성 극복, 글로벌 ‘준비 자산’으로 상승세 지속”

암호화폐나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 투자에는 금리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게 정석이다. 미국의 경우 조만간 꽤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경우 시장에도 ‘투기적 거품’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신중론자들은 “경제 환경이 얼마나 취약한가”가 관건이란 생각이다. 이들의 관점에 의하면 만약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침체가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은 내부적으로 강력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에 따라 동반 하락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때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통화 코퍼스(corpus)라거나, 기존 통화체제와는 무관한 별도의 ‘금본위제’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대 암호화폐 투자업체 중 한 곳인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의 CEO 마이클 세일러나 비트와이즈의 유명한 CIO인 맷 후건 등 대표적인 낙관론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이 그간 언론 등을 통해 밝힌 입장을 보면, “약세장이 쉽사리 오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0이 되지 않더라도 100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모두 소진되기 전에 10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얘기다. 이런 관점은 비트코인이 초기의 변동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준비 자산’으로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에 근거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자본시장에서 안정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믿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향후 하락과 시장 침체의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주장이다.

맷 후건 역시 평소 낙관적으로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곤 했다. 그는 “강세장이 앞으로 몇 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추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2026년이 상승이 본격화되는 긍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전문가들 사이의 상반된 관점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서 양극단의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심지어 디지털자산에 대한 이념 차원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비트코인을 ‘순환적 자산’으로 보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비트코인이 일방적으로 상승하는 ‘영구적인 자산’이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펙셀)

“미 연준, 주요국 기관투자자 동향 주시해야”

이처럼 서로 다른 시점과 시장 요인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런 상반된 관점들 간에 거의 공통적인 대목이 있다. 즉 일시적인 침체를 예상하든, 지속적인 상승세를 예상하든, 양측 모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핵심 요인이라는 데엔 동의한다. 국부펀드부터 보험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금융 기관들의 시장 진입이야말로 모두 비트코인에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즉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상당한 자본을 생태계로 끌어들일 것인지 여부다. 현재의 거시경제 상황과, 기관투자자의 자본에 대한 기대가 일시적인 침체를 가져올지, 아니면 지속적인 확장을 가져올지에 달려 있다.

그런 관점이라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차트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미 연준의 동향과 글로벌 경제 데이터, 미국 등 주요국 기관투자자 자금의 흐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서 “향후 몇 달이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일 경우에도, 어떤 강력한 내러티브나 모티브가 등장할 것인지를 알 수 있게하는 시점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