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와 AMD의 ‘야무진 꿈’?
“언젠가는 엔비디아 추월”…최근 엔비디아 일부 제품 앞질러 RX9060 출시, ‘엔비디아 RTX5050 압도, RTX5060 능가’ 리사 수, 자신이 주도한 ‘AMD신화’로 ‘엔비디아 아성’ 극복 야심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엔비디아 아성’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후발 주자들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기업이 AMD다. 엔비디아 젠슨 황의 먼 친척이기도 한 CEO 리사 수가 이끄는 AMD는 최근 ‘언젠가는’ 엔비디아를 따라잡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RX 9060이 엔비디아의 RTX 5050을 쉽게 앞지르며 다양한 게임에서 RTX 5060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등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용자들의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RX 9060가 엔비디아 RTX 5060과 거의 비슷한 성능을 시현했다고 해서 화제다. 물론 아직은 사전 조립된 시스템에서만 이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MD는 리사 수가 “(엔비디아 RTX) 5050같은 걸 누가 사냐고! 5060성능인데 50(5050)가격에 드릴께!!”라며 엔비디아를 조롱하는 애니메이션을 담은 유튜브를 널리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세상이 엔비디아 GPU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동안, 리사 수는 AMD를 칩 제조의 신흥 강자로 만들었다”며 “미중 기술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녀는 그 중심에 서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리사 수의 엔비디아 ‘조롱’ 삽화 ‘유튜브’ 배포도
AMD의 RX9060(비 XT)은 지난주 주로 제조업체의 사전 조립 PC용 OEM GPU로 출시되었다. 언론과 일반 소비자들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출시된 후 곧 소비자들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비록 단독 그래픽 카드로 판매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게이머들로선 눈이 번쩍 뜨이는 제품이었다. 그야말로 엔비디아 RTX 5060보다 ‘가성비’가 좋다는 소문이 빠르게 번졌다.
AMD는 이 카드들을 리뷰어들에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언론이 한 시스템 빌더로부터 모델을 입수, 다양한 성능을 시험했다. 그 과정에서 고급 라이젠 9800X3D CPU와 보급형 라이젠 7500F가 사용되었다.
벤치마크 ‘스페이스 마린 II’에서 RX 9060은 평균 62FPS를 기록했고, 9060 XT는 67FPS를 달성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 RTX 5050은 약 60FPS로 약간 뒤처졌다. 다만 RTX 5060은 70FPS로 AMD보다 약간 앞서 나갔다. 그러나 또 다른 벤치마크 ‘포르자 호라이즌 5]에서 9060은 평균 95FPS를 기록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다. 반면 5050은 86FPS, 5060은 90FPS에 그쳤다. 모처럼 AMD가 비슷한 그레이드의 엔비디아를 제압한 셈이다.
사용자들의 후기를 종합하면, RX9060은 RTX 5050보다 약 20% 빠르고, 5060보다는 2% 느렸다. 하지만 9060 XT는 전체적으로 엔비디아보다 6%의 성능 우위를 보였다. 기술매체 ‘VideoCardz’는 “9060 XT는 표준 9060 XT보다 약간 작기 때문에, 소형 폼팩터 시스템 빌드에도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보급형 GPU의 축소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처럼 AMD는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서 날로 ‘AI 시대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AMD는 시총 4조 4천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에 비교가 안 된다. 시총을 기준으로 하면 엔비디아의 1/14~1/15 규모다. 그럼에도 이번 RX9060과 XT에서 보듯, 언젠가는 엔비디아를 따라잡을 각오로 가장 치열하게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사 수, 10년 만에 AMD 회생시킨 공로 인정
그런 노력의 한 가운데에 CEO 리사 수가 있다. 수는 예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AMD를 10년간의 노력으로 회생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선 “그야말로 놀라운 반전”이란 평가다. 그가 CEO로 취임한 2014년 이후 AMD의 시가총액은 약 20억 달러에서 거의 3,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수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먼 친척이기 때문에 두 회사는 자연스레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수는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도 있다.
업계에선 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영에 임한다는 평가다. 1969년 대만에서 태어난 그는 뉴욕 퀸즈에서 자랐다. 전문직 중산층 부모 슬하에서 자란 수는 MIT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IBM,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2012년엔 AMD에 입사했고, 초고속 승진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올랐다.
수 CEO는 AMD를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 본격 진입시켰다. 칩렛(칩릿)이라는 모듈식 칩 제조 방식을 채택,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세계 최초의 7나노미터 데이터센터 GPU를 출시, 업계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2년 만에 AMD의 데이터센터 매출을 두 배로 늘렸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AMD의 영역을 광범위하게 넓혀갔다. 오픈AI, 메타, 구글,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계열사 등 거대 기업들과 차례로 제휴 내지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AMD 연례 행사 기조연설에서 오픈AI CEO 샘 앨트먼은 무대에 올라 수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끊임없이 엔비디자 지배력 약화 위한 전략’ 구사
그러나 ‘야심’찬 수와 AMD의 앞길엔 장애물도 많다. 무엇보다 미국은 중국과 AI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어떤 종류의 칩을 수출할지 말지를 두고 수시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최근 발표된 법령에 따르면 미국은 AMD와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에서 15%의 수입을 삭감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수는 “AMD의 최신 AI 칩이 엔비디아 칩보다 성능이 뛰어날 수 있다”면서 기고만장한 모습을 시종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은 ‘머나먼 길’임을 수와 AMD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AMD의 전략은 날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는 최근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반도체 정세에 대한 생각을 통해 AMD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일단 “수출 통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미중 간의 ‘칩 전쟁’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생각할수록 우리가 만드는 칩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할 수 있다”면서 “다시 말해, AMD 칩은 국가 안보와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현대 정치’의 핵심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 행간엔 현재 엔비디아가 차지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왕좌’를 겨냥한 투지가 밴 것으로 해석한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