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XRP 주도, 비트코인 시장 지배력 하락?
美SEC&리플 ‘화해’, XRP·도지코인 급상승, BTC ‘정체’ BTC 탄생기 구매자 대량 매각으로 한때 폭락 우려 제기 “그러나 ‘스트레티지’ 등 기관투자자들 가격지지” 반론 일단 BTC ‘정체’ 지속, “그럼에도 시장 지배력 유지할 것”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XRP, 도지코인이 시장을 주도하며, 비트코인 시장 지배력 약화이 될 것인가. 그 여부를 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와 리플이 마침내, 합의에 도달, XRP 가격이 13% 이상 급등한 것이 계기다.
美 SEC, 리플에 대한 ‘항소’ 중단
8일 리플과 SEC는 합의를 발표하고 추가 항소를 중단키로 함으로써 지난 수 년 간의 법적 분쟁을 마침내 끝냈다. 그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 감돌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시킨 것이다. 이에 XRP 가격은 급상승했고, 거래량도 급증했다.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시장은 XRP의 중장기적 전망을 크게 낙관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이번 합의가 리플의 글로벌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더욱 대중적인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전체의) 57.8%로 하락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XRP와 도지코인이 알트코인 시장에서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나온 결과다. 물론 “알트코인 시즌이 올 수 있지만, 예전과 같은 양상은 아닐 것”이라는 이견도 없지 않다. 비트코인의 상승 재료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12일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XRP와 도지코인은 금요일 알트코인 시장에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코인게코와 디크립트 등에 따르면 리플(Ripple) 기반 토큰인 도지코인은 최근 미화 3.29달러(한화 약 4,54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하루 동안 7.5% 상승한 수치다. 도지코인은 6.2% 상승한 0.22달러를 기록했고, 이더리움은 12월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한화 약 552만원)를 넘어섰다.
스테이블 플랫폼 이더리움, 솔라나 뜨고, BTC 하락?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금요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57.8%를 차지했다. 이는 1주일 전 61.3%에서 감소한 수치다. 지난 3개월 동안 비트코인은 3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에서 최대 65%를 차지했다. 반면에 최저 57.07%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 동안 시장 주기마다, 알트코인은 자산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를 경험해 왔다. 이른바 ‘알트코인 시즌’이다.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해쉬덱스(Hashdex)의 인사이트 책임자인 게리 오셔는 ‘디크립트’에 “이런 현상(알트코인 시즌)이 다시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그 요인으로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업 매수로 인한 구조적인 시장 변화를 꼽았다.
즉 “현재는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물론 앞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전 사이클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전 알트코인 시즌은 NFT, 밈 코인, ICO와 같은 투기적 투자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앞으론 미국 시장에 대한 미 정부의 규제 개선과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로 투자자들이 실용성을 중시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인프라가 큰 변수로 꼽힌다. 이를 제공하는 스마트 계약 플랫폼이 바로 ‘이더리움’과 ‘솔라나’다. 이들이야말로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기관 투자자들, BTC 꾸준히 매수, 가격지지” 반론
실제로 8일 시가총액 기준 선두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1% 상승한 11만 6천 달러 선에서 맴돌았다. 반면에 지난 한 해 동안 이더리움 가격은 96%나 상승했다. 시장분석기관 ‘미리어드 리니아 마켓’(Myriad Linea Markets) 예측표에 따르면, 참여자 3명 중 2명은 연말까지 이더리움 가격이 5,000달러(약 700만원 근접)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 시장은 회복세를 보였다. 그런 가운데 기관 투자자인 ‘갤럭시 디지털’이 ‘사토시 시대’(암호화폐 탄생 시점) 투자자 한 명을 대신, 9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1만 2천 달러까지 하락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회사는 “스트레티지(구 마이크로 스트레티지)와 같은 비트코인 매입 회사들이 이를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90억 달러어치) 매각이 우연히 이루어졌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앞서 ‘해시덱스’의 오셰이는 “비트코인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기관 투자자들이 이 자산을 받아들이고(매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은 여전히 엄청나게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