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시장, 통합 솔루션 경쟁 본격화

설치 편의성과 보안 강화된 일체형 제품 주목 삼성SDI, 유럽 시장에 ‘SBB’ 공급

2025-08-07     김예지 기자
삼성SDI와 테스볼트 관계자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삼성SDI 전시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삼성SDI)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통합형 솔루션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설치 편의성과 보안, 전력망 연계까지 갖춘 제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자사의 일체형 ESS 제품 ‘SBB’를 앞세워 유럽 상업용 ESS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SDI는 최근 독일의 ESS 제조업체 테스볼트(Tesvolt)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까지 SBB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테스볼트는 삼성SDI가 제공한 SBB에 전력변환장치(PCS)와 보안 시스템을 결합해 자체 ESS 솔루션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SBB는 배터리 셀부터 모듈, 랙, 제어장치까지 하나의 컨테이너 안에 통합된 형태로, 별도 조립 없이 바로 전력망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삼성SDI는 이번 공급을 시작으로 추가 수주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이미 테스볼트에 지난 2017년부터 ESS용 배터리를 납품해온 경험이 있다. SBB 공급을 계기로 협력 범위를 한층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SBB는 ‘Samsung Battery Box’의 약자로, 컨테이너형 구조 안에 ESS 운용에 필요한 주요 부품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20피트(ft) 크기의 박스 안에 배터리 셀, 모듈, 랙을 포함해 BMS까지 내장돼 있으며, 연결만 하면 곧바로 ESS로 활용할 수 있다. 외부에서 별도 구성 없이 빠르게 설치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삼성SDI는 내년 2분기부터 SBB의 차세대 모델 ‘SBB 1.5’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출시돼 기존 대비 용량과 안전성을 개선했고, 운영 편의성도 높였다.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는 해당 제품이 기술 혁신 부문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배터리의 발열을 조절하는 독자 설계가 적용됐고, 소음 수준도 낮아 운영 환경 부담을 줄였다.

테스볼트 측은 SBB에 대해 “화재를 막기 위한 자체적인 차단 장치가 포함돼 있고, 제품의 내구성이나 소음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며 “ESS 운영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테스볼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한 지 7년이 됐다”며 “SBB 공급을 계기로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