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 BTC 투자자들, 최근 매도 억만금 챙겨
초창기 싼값의 대량 매입 ‘비트코인 고래, 최고 1,700만% 수익 10여 년 이상 흘러 수 백 수 천만% 수익, 현금화로 억만장자 돼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거액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투자자,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들이 10년 넘게 비트코인을 손대지 않다가 최근 현금화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익명의 고래 한 명이 8만 개의 비트코인을 무려 95억 달러에 매도했다. ‘크립토뉴스’, 톰스하드웨어 등에 의하면 이 판매자는 2011년에 단돈 5만 4천 달러에 비트코인을 매수, 이번에 1,700만%가 넘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매도했다.
사상 최고가를 오르내리고 있는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사람은 그들뿐만이 아니다. 초창기 ‘암호화폐 전도사’로 알려진 로저 버(Roger Ver)라는 또 다른 오랜 비트코인 보유자 역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자신의 비트코인을 판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4년에 약 21만 달러에 8만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지난주 그는 9년만에 이를 86억 달러 이상에 팔아 약 400만%의 수익을 올렸다.
또한, 이달 초에는 14년 동안 활동이 없었던 두 개의 비트코인 지갑이 갑자기 각각 1만 비트코인씩 새 주소로 옮겨졌다. 2011년 당시에는 그 정도 비트코인은 1만 6천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최근 거래는 'HODL(Hold ON For That Life)이라는 암호화폐 투자 전략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음을 보여준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노골적으로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비트코인이 지속적인 상승세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의 암호화폐 지지 정책은 비트코인 가격이 7월 14일 사상 최고치인 12만 3천 달러까지 치솟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후 가격이 소폭 하락, 목요일 기준 11만 9,273달러에 머무르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달러 등 자산에 연동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느슨하면서도 업계 친화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서명했다. 이 법안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커뮤니티와의 관계에 대해 이례적으로 솔직하게 밝히며 “제가 여러분을 많은 어려움에서 구해드렸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에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설립자 제시 파월과, 암호화폐 선물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다. 또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과 디지털 자산 비축량을 설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또한 페이팔 전 COO인 데이비드 삭스를 백악관 AI 및 암호화폐 차르(Czar)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지지 정책 외에도 자신이 직접 암호화폐를 통해 (서류상으로) 큰돈을 벌었다.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 대부분은 암호화폐에서 비롯된 것이다. 24일에도 그의 트루스 소셜(Truth Social)과 스트리밍 플랫폼 트루스+(Truth+)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Trump Media)는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 관련 증권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