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도입 늘어난다

고발열 서버 대응 위한 에너지 효율 해법 부상 GS칼텍스, 주요 데이터센터에 냉각유 공급

2025-07-04     김예지 기자
GS칼텍스 직원이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서 액침냉각유를 실증하고 있다.(사진:GS칼텍스)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고성능 서버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열관리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액침냉각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이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GS칼텍스는 자체 개발한 냉각유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침냉각은 서버나 통신장비 같은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한 액체에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공기냉각이나 수냉 방식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고, 냉각 효율이 높다. 발열이 많은 AI 서버 환경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도와주는 기술로 꼽힌다.

GS칼텍스는 LG유플러스가 운영 중인 평촌 제2데이터센터에 자사 액침냉각유를 공급하며 실증 작업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고성능 AI 서버를 대상으로 냉각유의 안정성과 냉각 효율을 검증하고 있다. 공급 제품은 ‘Kixx Immersion Fluid S 30’으로, 고온에도 인화 가능성이 낮고 인체나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줄였다.

이 제품은 항공기 전자장비나 식품 생산설비에도 쓰이는 고순도 윤활 소재인 폴리알파올레핀(PAO)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냉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학 반응이나 누출 사고에 대비해 안전성을 높였고, 기기 내 부품들과의 물리적 호환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GS칼텍스는 자사 대전 기술연구소에도 액침냉각 시스템을 설치하고, 글로벌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함께 내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냉각 성능뿐 아니라 장시간 사용 시 안정성도 점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실증 외에도 국내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들과 협력하며 제품 호환성과 신뢰성을 검증해 왔다. 공조시스템 전문업체 삼화에이스, 열제어 기술을 다루는 데이터빈, 디지털 기술 기업 SDT 등과 협력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에는 삼성SDS에도 냉각유를 공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제품군을 확대해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도 쓸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총 4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고, 산업군별로 맞춤형 실증을 병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 정유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저탄소 기술과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활용해 바이오 연료 원료를 회수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증발 농축 방식으로 메탄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된 폐유는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내 열관리 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한 냉각 방식이 앞으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