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②) K 양자 생태계—민·관 주도 방식으로 경쟁력 도모
정부 주도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 민간 기술 개발 지원 강화 미국 민간 중심 생태계와의 차별화된 전략과 협력 필요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국내 양자 산업은 정부와 민간이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민간 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상용화와 시장 진입을 빠르게 이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산업 인프라 구축과 제도 정비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다만,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 전략 간 균형을 맞추는 일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 미국과 다르게 정부 주도로 경쟁력 강화
미국의 QED-C는 IBM, 구글, IonQ 등 주요 기업과 스타트업이 협력해 기술 표준화, 정책 제안, 글로벌 협력, 공급망 안정화 등 양자 산업 전반을 조율한다.
다르파(DARPA)가 추진하는 ‘양자 벤치마크 이니셔티브’는 유틸리티 스케일 양자컴퓨터 구현 가능성을 단계별로 검증하며, 알고리즘 개발과 하드웨어 실증을 함께 진행해 시장에서 실제 쓸 수 있는 기술 완성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민간 주도형 전략은 혁신 속도를 높이고 투자 유치를 가속화한다.
미국은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는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공동 연구와 실증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정부는 민간 기업이 초기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위험 부담을 분담하며,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국내 민간 생태계, 성장 과제와 혁신 촉진 방안 마련해야
다만 국내 민간 생태계는 아직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형 기술 기업이 부족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투자 유치와 기술 고도화에 제약이 크다. 일부 민간 기업은 해외 협력을 통해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지만, 투자 규모 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이 시급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테스트베드와 클라우드 기반 양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은 민간 혁신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으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민간 주도형 생태계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퀀텀코리아 2025’ 전시회 부대 행사로 열린 ‘국가별 양자산업 생태계 현황’ 발표에서, 실리아 메르츠바허 QED-C 대표는 “미국은 민간 중심 생태계가 혁신과 상용화를 동시에 견인한다”며 “한국은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산업 기반 조성에 강점이 있지만, 앞으로는 민간 혁신 역량 강화와 글로벌 협력 확대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양자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안정적 기반 구축과 민간 주도의 혁신 활성화가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의 자생적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정부는 전략적 집중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혁신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해외 선진 생태계와의 긴밀한 협력 및 교류를 확대해 기술과 시장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점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대규모 테스트베드와 클라우드 플랫폼 등 인프라를 기반으로 민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유치를 강화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시급하다.
향후 산업 전반에서 양자 기술의 실질적 활용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다양한 응용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함께 규제 체계 정비, 시장 활성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민·관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양자산업의 지속 성장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