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데이터센터 타고 'ESS' 수요 급증
LG에너지솔루션, 북미 현지 공장 돌입…LFP ESS 본격 생산 46시리즈부터 유럽형 신제품까지…글로벌 시장 정조준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전 세계 데이터센터 확대와 재생에너지 활용 증가에 발맞추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급속히 높이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AI 인프라 지원을 위한 ESS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업계는 기존의 전기차 중심 사업에서 ESS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에서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 배터리를 대규모로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유럽에서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전시회에서 고출력·초장수명 ESS 제품과 UPS용 솔루션을 잇따라 선보였다.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ESS용으로 확장, 고성능 시장도 공략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 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이 배터리는 파우치형 롱셀 구조로,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을 강화한 모델로 설계됐다. 이미 테라젠(Terra-Gen), 델타(Delta) 등 북미 주요 고객에게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현지 생산 체계 덕분에 관세 부담도 피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LG는 당초 2026년 양산 예정이던 애리조나 공장 대신, 기존 EV 설비를 빠르게 전환해 생산을 1~2년 앞당겼다. 이를 통해 리밸런싱 전략 효과를 가시적으로 구현했고, 북미 ESS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역시 글로벌 ESS 시장이 2023년 185GWh에서 2035년엔 1,232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전망도 밝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체리기차와 6년간 8GWh 규모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 고급화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원통형 대비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5배 이상 뛰어나며, 저온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 유럽 등 환경 조건을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이는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업체 첫 대규모 공급이다.
또한,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서, 장수명 LFP 기반 전력망용 ESS 신제품과 주택용 ESS·UPS 솔루션을 공개했다.
특히 유럽 현지 생산을 준비 중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JF2S 셀은 기존 대비 2.7배 향상된 에너지 밀도와 1만5,000회 이상에 이르는 수명 특성을 갖춰, 냉각 시스템과 안전 설계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의 배터리 규제(EUBR)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여권’ 시스템 파일럿 버전도 공개했다. 이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화학 성분, 탄소 발자국 등을 디지털 기록으로 남겨, ESG 투명성과 규제 대응력을 강화한 조치다.
ESS의 설치 용이성, 모듈 간 열 차단 구조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른 통합 전략을 통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기술과 안전·규제 대응에서 모두 앞서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