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앨트먼, 검색시장 장악, ‘제2의 스티브잡스’ 꿈꿔?
챗GPT 월간 방문자 최대, ‘구글 아성’ 뚫고 추월 목표 구글·애플 ‘적과의 동침’도, 오픈AI API 웬만한 타사 앱 망라 ‘챗GPT 생태계에 사용자들 가둬’, 검색시장 장악 무기 삼아 전문가 일각 “앨트먼의 야심, 허황된 꿈은 아닐 것” 평가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오픈AI 챗GPT가 구글의 아성을 격파, 검색시장 1인자로 올라설 수 있을까. 현재의 일부 AI 웹사이트 월간 방문자 숫자만 보면 그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샘 앨트먼은 이를 무기로 검색시장 장악은 물론, ‘세계 최고의 빅테크’란 목표를 감추지 않고 있다. 나아가선 제2의 ‘스티브잡스’를 꿈꾸고 있다.
챗GPT 월간 방문자 55억명, ‘세계 최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적어도 최근이 월간 방문자 숫자만 보면 자만에 가까운 그의 자신감이 일정 부분 이해가 간다. 현재 챗GPT는 2022년 11월 18만 6천 명에서 2025년 5월 55억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뒤를 쫓고 있는 그록(Grok)은 1억 7,860만 명, 클로드는 9,970만 명으로 격차가 크다.
그간의 차트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오픈AI의 챗GPT는 출시된지 2년 반만에 AI 플랫폼 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제 앨트먼은 구글을 앞지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0년대 초 이후 세계 최대 검색 엔진으로 도약하며 지구촌 검색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앨트먼의 목표는 그런 ‘구글 신화’를 가로채는 것이다. 월간 방문자 숫자만을 보면 검색시장 사용자들 모두가 챗GPT를 사용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오픈AI는 특히 30세 미만의 젊은 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들의 취향에 맞는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공개 또는 비공개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는 즉 AI기술 경쟁과, 검색 시장 쟁탈전이라는 상호 연관된 두 가지 싸움에서 동시에 승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글 아성 격파? “결코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오픈AI가 실제로 막강한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구글은 여전히 탁월한 데이터셋과 접근성, 연구 인력, 그리고 기존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세계 정상급의 빅테크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래서 오픈AI로선 사상 유례없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미 AI와 검색시장 장악을 두고, 주요 빅테크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오픈AI는 물론, 구글, 애플, 아마존, 앤스로픽, 메타 등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시밀러웹’(Similarweb)의 통계에 따르면 구글의 제미니도 최근 큰 인기를 얻으며 그록이나 클로드를 제치고 챗GPT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그 만큼 구글의 AI역량도 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오픈AI와 샘 앨트먼은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않고 있다. 지난 주 오픈AI는 숙명적인 라이벌이기도 한 구글과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오픈AI로선 후원자격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이상의 투자를 망설이고,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상황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탁월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
앞서 작년에도 오픈AI는 애플과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그야말로 ‘흑묘백묘’론을 연상케하는 광경이다. 애플과 손을 잡으면서 챗GPT를 애플의 iOS, iPadOS, macOS 환경을 망라하며, 두루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게 되었고, 사업 영역도 그 만큼 넓어진 셈이다.
오픈AI, 자사 생태계에 사용자 ‘결박’ 수법
무엇보다 챗GPT는 장차 검색시장 패권을 위해 사용자들을 자사 생태계에 ‘결박’하는 수법을 구사하고 있다. 즉 챗GPT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챗봇에 갇혀 쉽사리 타사 제품으로 떠나가기 어렵게 한다는 얘기다.
이는 마치 아이폰을 중심으로 애플 생태계에 깊이 빠져든 소비자들은 쉽사리 안드로이드로 전환하지 않는 것과도 같다. 그런 의도에서 오픈AI는 (생태계에 특화된) 맞춤형 GPT를 보급하고 있다. 즉 사용자들이 그간의 모든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고, 오로지 챗GPT를 기반으로 루틴(사용 패턴)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픈AI와 챗GPT 생태계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오픈AI의 API는 수많은 타사 앱을 지원함으로써 이런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웬만한 앱치고 오픈AI API를 매개체로 삼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는 얘기다.
이에 실리콘밸리 일각에선 “만약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오픈AI에 대량으로 접속한다면, 앨트먼은 그가 평소 꿈꿨던 ‘제 2의 스티브 잡스’가 되겠다는 야망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