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웬일?…GPU 클럭 속도 ‘세계 신기록’
“4.25GHz 이상 속도 구현”…기존 RTX 4090 ‘4 GHZ’ 추월 애로우 레이크 GPU에 ‘고전압과 영하 온도’ 적용 “벤치마킹 아니지만 응용 프로그램 ‘CPU-Z’로 검증” 업계 “속도의 제왕” 평가 속, 엔비디아, AMD 등 예의주시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클럭 속도만으로 GPU의 성능을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성능 요인임엔 틀림없다. 흔히 첨단 그래픽이나 초고속 클럭 속도면에선 RTX 5090이나 RTX 4090과 같은 최고급 GPU를 자연스레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컴퓨텍스 2025’에서 인텔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 내장 GPU가 GPU 최고 클럭 속도 세계 기록을 경신, 주변을 놀라게 했다.
기존 RTX4090, AMD RX 9080 XT 제쳐
최근 ‘컴퓨텍스’ 현장에서 열린 오버클러킹 행사에서 고전압과 영하의 온도를 조합해 인텔 GPU를 4.25GHz 이상으로 끌어올려 기존 신기록을 보유 제품인 RTX 4090을 제쳤다. 이는 AMD가 자랑하는 3.7GHz~4.0GHz의 GPU 클럭을 갖춘 고급형 라데온 RX 9080 XT도 무색할 정도다.
물론 전시장에서 즉석 실험에 의한 클럭 속도만으로 인텔 GPU의 성능을 전체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최근의 인텔 경쟁력을 감안하면, 이번 사례는 예외적인 하나의 ‘사건’이라는 냉소적 시각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AMD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 비해 GPU의 핵심 성능에서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클럭 속도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해서 이들 경쟁사들에 필적하거나, 앞질렀다곤 할 수 없다. 특히 GPU의 종합 점수나 초당 프레임 수를 면밀히 비교, 검증하는 벤치마킹 기록과는 다르다. 더욱이 클럭 속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부품의 실제 클럭이다. 즉, 어떤 온도와 전력 소모량, 그리고 안정적인 작업 진행 수준 등을 다각도로 고려할때의 실질적인 연산 속도다.
단순한 클럭만이 아니라, 이에 IPC 즉 1클럭당 유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을 곱한 값을 최소한 따져봐야 한다. 물론 그런 초고속으로 부팅만 된다면 일단 최소한이 인정은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 GPU는 벤치마크를 완료하지 못했지만, 클럭 신기록은 분명 달성했다.
인텔, 2년 간 ‘절치부심’한 결과?
‘테크스폿’은 이날 신기록에 도달하기까지의 배경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인텔의 유명 오버클러커인 피터 마스만(Pieter Massman)이 그 중심 인물이다. 마스만은 그 동안 내장 그래픽의 슈퍼클러킹 고도화에만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작년에는 한 프로세서 출시 행사에서 애로우 레이크(Arrow Lake) CPU 오버클러킹 세션에서 3.9GHz를 달성했다. 이는 그 동안 기술과 경쟁에서 침체되었던 인텔로선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는 2023년 RTX 4090에서 다른 오버클러커가 달성한 4GHz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인텔 GPU가 영하의 온도에서도 매우 뛰어난 클럭 속도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당시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가 마스만은 마침내 액체 질소를 사용하고, 동료 오버클러커들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 새로운 세계 기록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컴퓨텍스 2025’에서 마스만은 에이수스 오버클러커들과 협업을 했다. 그 결과 노트북과 PC테스크톱에서 사용할 수 있는 ‘Xe2-LPG 64EU iGPU’의 클럭을 4.25GHz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기본 클럭의 2배 이상이며, GPU성능을 특정 환경에선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클럭 기록은 CPU-Z에서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PU-Z는 코어 수, 아키텍처, 클럭 속도 및 GPU 세부 정보 등 운영체제에 대한 검증된 상세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특히 그렇다. “설사 몇 초 간 벤치마크를 실행하지 않은 결과라곤 했도, 완전히 검증된 믿을만한 공식 클럭”이란 얘기다.
‘톰스하드웨어’ 등도 “내장 그래픽 클럭과 GPU 클럭 모두에서 새로운 세계 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인정했다.
1.7V 전압, 액체질소 냉각 –170도 구현
이같은 신기록을 달성하는 데 사용된 장비는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를 비롯, 에이수스 ROG Z890 Apex 마더보드, 그리고 8,600MT/s로 작동하는 16GB의 ‘G.Skill Trident Z RGB 메모리’ 등이다. ‘컴퓨텍스 2025’에서 인텔과 에이수스 오버클러커들은 신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이같은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GPU에 1.7V의 전압을 공급해야 했다. 그런 다음 액체 질소 냉각 시스템을 통해 -170도의 차가운 온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마침내 기록 갱신에 성공한 것이다.
인텔측은 좀더 기술적 검증과 축적을 한 후 공식적인 벤치마킹에 도전, ‘신기록’을 다시 확증할 계획이다. 특히 그 결과와는 무관하게 엔비디아, AMD 등 막강한 경쟁자들도 이를 예의주시하며 새로운 자극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