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테슬라 운명, 12일 출시 ‘로보택시’에 달려?

오랜 테스트 거친 ‘자율주행 택시’ 출시, 업계와 시장 ‘예의주시’ 정치에 ‘한눈’판 머스크 리스크 해소? 아니면 더 악화? 로보택시 성패, 머스크의 사업 입지 등에 치명적 영향

2025-06-01     이윤순 기자
12일 출시를 앞둔 테슬라의 로보택시. (출처=테슬라)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트럼프 행정부와의 지나친 ‘유착’으로 대중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온 일론 머스크가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사실상의 트럼프 행정부 ‘2인자’ 행세를 하며, 연방정부효율부(DOGE)란 ‘위인설관’의 권력을 통해 무소불위의 행태를 보였지만, 정작 자신의 사업은 침체 내지 위기에 빠졌다.

공식적으론 오는 12일 출시된다는 테슬라 로보택시는 머스크의 사업상의 입지와 운명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크다. 블룸버그는 “자칫 잘못하면 그가 큰소리쳐온 자율주행차에 대한 확신이 ‘허풍’이 될 수도 있다. 자율주행의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지, 아니면 완전한 실패작이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개발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테슬라로선 최초의 진정한 자율주행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이 딱히 편치만은 않은 것은 머스크가 트럼프와 유착하며, 보여온 ‘정치인 머스크’의 면모 때문이다. ‘면모’라기보단 ‘리스크’란 편이 옳다.

정치에 정신인 팔린 탓인지, 그간 테슬라는 이렇다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반면에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의 경쟁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신모델을 쏟아내곤 했다. 그렇다보니 플러그드인 전기차(PHEV) 같은 모델도 없고, 애초 약속했던 저가 모델도 없어 판매가 부진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어렵사리 나왔던 최신 모델인 사이버트럭 역시 또다시 불량 논란이 일면서 출하가 연기되는 등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는 이달 들어 “DOGE 수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며, 사업에만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30일 두 사람이 작별인사차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과 DOGE 사람들 중 상당수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일론은 정말 떠나지 않고, 왔다 갔다 할 것”이라고 했다. 연방 정부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할 것이란 얘기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벌인 ‘기이한 기자회견’”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런 혼란스런 분위기에서 출시를 앞둔 테슬라 로보택시는 정작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그 여정이 길고도 험난했다. 사실 머스크는 지난 2016년에 가장 먼저 테슬라 로보택시 아이디어를 언급했다. 거의 10년 전인 셈이다. 머스크는 이에 신빙성없는 얘기를 자주 털어놓는 자신의 플랫폼인 X를 통해 오스틴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반복했다. 실제로 텍사스 오스틴 거리에서 테슬라 로보택시가 시험 운행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들도 있긴하다.

만약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FSD) 베타 버전이 갖춰진 차량을 이번에 선보일 경우, 이는 테슬라의 위상을 새롭게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잖은 전문가들이 “FSD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테슬라의 베타 버전은 이미 두 건의 치명적인 사고를 비롯, 논란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인 오토파일럿도 지난 5년 동안 치명적이지 않았을 뿐, 수백 건의 사고와 연관되어 있다. 물론 FSD가 시간이 지난 만큼 극적으로 개선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지난 30일 'DOGE' 수장에서 물러나는 머스크를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별인사차 기념패를 건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머스크는 여전히 떠나지 않고, 왔다갔다할 것”이라고 해 언론으로부터 ‘기이한 기자회견’이란 평을 듣기도 했다.(사진=게티 이미지)

실제로 테슬라는 그 동안 자사 제품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훈련시키고 개선할 수 있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로보택시 테스트는 운전자가 없기 때문에 위험 부담은 훨씬 더 크다. 운행 상황을 이미 목격한 바 있다는 모건 스탠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 차량은 원격 조종이 상당 부분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운행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기즈모도에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자칫 잘못하면 안전 측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업계의 강자로서 테슬라의 명성에도 큰 위험이 따른다. 가뜩이나 머스크의 ‘외도’(정치권 진출)로 테슬라는 최근 기업으로서 평판이나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인데, 이번 로보택시가 실패할 경우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또한 “(레벨5의) 완전 자율주행을 대중화하겠다”는 테슬라의 큰소리도 역시 허언과 허풍에 불과한 것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더욱이 웨이모와 같은 경쟁사들이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오스틴에서 자체 로보택시 프로그램을 이미 시작하며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업계에선 “머스크는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운명의 순간’이며, 그간의 확신에 찬 큰소리가 허풍인지 아닌지가 판가름날 기회”라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