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IT, ‘AI 만능론’ 브레이크....유명 ‘AI 예찬’ 논문 취소

“AI 도구로 과학연구 한층 생산적, 과학혁신 가속화” 주장 논문 언론 집중 조명…그러나 “근거, 사실관계, 신빙성 의문” 비판 쇄도 MIT 재검증 결과 ‘논문 취소와 삭제’, “과학적 창발성은 인간의 몫”

2025-05-19     전윤미 기자
 오픈AI의 GPT 라인업. (출처=디지털트렌즈)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AI가 과학 연구와 발전의 결정적 촉매가 된다는 MIT(美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논문이 최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특히 국제적 권위를 지닌 논문 출판사이트 ‘arXiv’에 공개되면서 “역시 AI 시대”임을 실감케했다. 그러나 18일 MIT측은 “근거가 희박하다”며 해당 논문을 철회했다. “오히려 AI 도움없는 과학자들이 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조목조목 비판하는 목소리가 큰 탓이다.

MIT 박사 과정 논문 “AI로 과학 혁신”

애초 이번에 철회된 이 논문은 MIT의 한 박사과정 학생이 AI가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처음 해당 논문이 공개되었을 때 특히 과학 분야 학자들이나 전문가들로선 충격이었다.

‘인공지능, 과학적 발견, 그리고 제품 혁신’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은 과학자들이 그렇지 않은 과학자들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많은 발견을 한 연구자들도 (AI를 활용하지 않은) 자신의 연구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낮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많은 언론매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대서특필했다.

획기적인 연구로 평가되면서 심지어는 최근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MIT의 다론 에이스모글루 교수도 이를 “환상적”이라고 평했다.

이 논문은 연구자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발견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또한 앞으로 과학적 혁신 또한 AI에 의해 가능하며, 그로 인해 AI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말하자면 인간의 어떠한 창발력보다 AI가 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재료 과학 분야 경력이 있는 한 컴퓨터 과학자가 MIT 교수진을 찾아가 “실험에 사용된 AI 도구의 작동 방식과 그 도구가 실제로 과학기술 혁신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교수진들은 컴퓨터 과학자들의 그런 우려를 MIT에 전달했고, MIT는 논문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MIT는 “데이터의 출처도 모호하고, 신뢰성이나 유효성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으며, 논문에 포함된 연구의 진실성조차 의심스럽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MIT는 논문저자인 학생에 대해선 “개인정보 보호법과 MIT 정책”을 이유로 신상은 물론, 논문의 좀더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논문을 작성한 연구자는 더 이상 MIT와 관계가 없으며, MIT는 사전 출판 사이트인 ‘arXiv’에서 해당 논문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논문은 평가 및 최종 게재를 위해 제출된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공표했다.

이에 잠시나마 해당 논문을 신뢰했던 MIT교수들은 크게 실망하며 자신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MIT는 이 논문에서 손을 떼고 더 이상 게재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MIT는 우려를 반영하여 해당 논문을 검토했으며, “학문적 공론에서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IT 캠퍼스의 본관 건물. (출처=WSJ)

“MIT의 학문적 자존심과 명예에 ‘상처’”

이번 MIT측이 논문 철회는 단순히 하나의 해프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세계적인 명문으로서 MIT의 학문적 자존심과 명예에 큰 상처를 입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술매체 기즈모도는 “AI만능 시대에 대한 따끔한 경고”라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만으론 데이터의 출처, 신뢰성, 유효성은 물론, 연구의 진실성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MIT의 한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고도의 과학이론이나 새로운 과학적 지평은 AI가 아닌 과학자의 치열한 시행착오와 상상력, 깊은 사유와 질문 등에 의해 발굴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한때마나 이 논문을 극찬했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논문을 높이 평가했던 MIT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는 WSJ에 “당혹스러울 뿐만 아니라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이는 또한 AI 관련 연구에도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진실인지, 그리고 AI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AI가 미치는 영향으로부터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AI가 과학 문명 자체를 규정할 수 있다는 ‘AI만능론’에 MIT가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