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정치 비즈니스화
트럼프식 혼란의 기본 논리: 권력 구조의 재편
[애플경제 우이쟈(吳逸家) 타이페이 특파원] 트럼프의 광기는 단순한 것이 아닌, 마케팅, 권력, 데이터 등을 포괄하는 리더십의 실험이다. 그는 정치를 비즈니스화하며 리더십을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알고리즘 시대로 밀어 넣었다.
《후상도(胡商道)》에서 말하는 전략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의 ‘광기’에 가까운 언행에 적용하면, 조금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다수의 언론이 ‘광기’라고 묘사한 그의 결정 뒤에는 권력과 담론을 조정하는 치밀한 논리가 숨겨져 있다.
예상을 깨는 것, 통제불능이 아닌 트럼프의 철저한 계산을 거친 ‘충격 전략’
트럼프가 245%의 징벌적 관세를 내세우고, 75개국에 대해 ‘90일간 세금 유예’를 선언했을 때,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악하며 그의 결정에 대해 비논리적이며 자유무역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그의 결정은 ‘혼란’이 아니라,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에서 묘사한 전형적인 ‘수단’이다.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자신의 저서에서 ‘혼란, 충격’이 대중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혼란 중 질서를 재편하고, 대중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극단적 조치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몰고 온 ‘무역 혼란’은 사실 행동 경제학상 일종의 사회적 실험이다. 불확실성과 정책적 혼란을 통해 시장과 유권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의도이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시장 리셋 전략(Market Reset Strategy)’이라 부른다. 천천히 설득하기보다, 기존 인식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자신의 가치 체계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는 단순한 외교·경제 전쟁이 아닌, 담론권을 둘러싼 주도권 전쟁인 것이다.
관세, 경제 정책이 아닌 정치적 전략 수단
트럼프에게 있어, 관세는 단순한 무역 수단이 아니라, 정치 전략의 도구이다. 그의 ‘관세 마케팅’은 매우 능수능란하게 조작되어, 지정학, 민족주의, 중산층의 불안 등을 매우 단순 명료하게 해석하고 포장했다: “중국이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고, 내가 찾아오겠다.”
이러한 전략은 전통적인 경제학 모델을 넘어서, ‘서사 경제학(Narrative Economics)으로 이어진다. 그는 감정, 갈등, 정체성 등을 이용해 집단 인식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트럼프가 소리친 대상은 워싱턴이나 베이징뿐만 아니라, 펜실베니아, 미시간, 오하이오 지역의 스윙 블루칼라 유권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나는 당신 편이다”를 외친 것이다. 여기에는 ‘적을 구체화하고, 문제를 단순화시키며, 자신(트럼프)를 영웅화’하는 기본 논리가 깔려 있다. 이는 완벽한 마케팅 모델이며, 그는 이를 정치에 적용했을 뿐이다.
MAGA에서 MEGA로 — 지정학적 ‘플랫폼 사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단순한 선거 재승이 아니라, 담론 구조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그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MEGA(모든 사람이 미국에 의존하게)로 의미를 확장했다. 이는 세계 질서에 대한 새로운 플랫폼화를 상징한다. 그가 주장한 멕시코 국경 강화, 신 영토 합병, ‘출생 시민권’ 폐지 및 미국의 보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은 국제질서를 플랫폼화하여, 미국을 ‘참여자’에서 대가를 수금하는 ‘톨게이트’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전략은 기업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를 탈바꿈하고 있다.
대중 선동이 아닌 데이터주의
트럼프와 기든스(Giddens)의 ‘중간지대’를 향한 치밀한 계산’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이 제시한 ‘제3의 길(The Third Way)’은 좌·우 이념의 극단을 피해 실용적인 노선을 찾고, 유동적인 유권자를 끌어들여 극단적인 양극화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단순한 민중을 선동하는 광인이 아니라, 제3의 길을 내세우고 데이터화하는 치밀한 전략가에 가깝다. 그의 STP 전략(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시장 세분화, 목표 설정, 포지셔닝)은 기업이 아닌 유권자에게 훨씬 더 주효했다. 그는 처음부터 모든 미국인을 끌어안으려 하지 않고, 중간지대, 문화적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 그리고 소외된 백인 중산층을 정확히 겨냥했다. 그는 ‘적의 구체화’, ‘영웅화’, 그리고 ‘경제적 비전’을 결합해 독창적인 리더 이미지를 만들었고, NFT, 소셜미디어, 다크 마케팅, 디지털 운영을 통해 스스로를 현금화 가능한 브랜드로 만들어 냈다. 그 결과, 단 이틀 만에 트럼프 부부가 벌어들인 수익은 무려 75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이유는 그의 정책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가 ‘관심이 곧 돈’인 시대에 무엇이 리더십인지, 무엇이 리더십을 따르게 하는지를 우리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싫어할 수 있어도 그의 언행을 분석할 가치는 있다. 그는 폭정가가 아닌 세계 질서의 격변 속에서 극단적으로 그러나 정확히 비추는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