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챗봇’ 과도한 자원 낭비, “지구 황폐하게 한다”
프롬프트, 응답마다 엄청난 전기·수자원, 인프라 소모 사용자들 ‘챗봇’ 접속할 때마다 에너지 소모, “지구환경 훼손” “AI챗봇 과연 지속가능할까?” 의문 초래, “사용 자제” 조언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이젠 일상의 한 부분이 된 AI봇은 엄청난 전력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아가선 지구 환경까지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새삼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챗GPT의 경우 매번 프롬프트를 할 때마다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하다못해 간단한 인사말 한 마디조차 매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초래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챗GPT를 비롯한 AI챗봇이 지구에 초래할 수 있는 기회비용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샘 앨트먼, “챗봇에 간단한 ‘인사말’도 엄청난 비용”
실제로 AI 최고경영자 샘 앨트먼은 최근 “챗GPT에 ‘부탁드립니다’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데 매년 수백만 달러가 낭비된다”면서 대표적인 챗봇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른바 ‘예의 바른(인사성 바른) 사용자’가 굳이 챗봇에 이런 인사말을 남기는 사례에 대해 이러한 비용을 공개하면서도, “수천만 달러가 (비록 비용으로 지불되었지만) 잘 쓰인 것”이라고 말했다.
앨트먼의 발언은 대략적인 추정치이긴 하지만, AI 챗봇이 향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생성 AI 붐이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이미 지난 수 년 동안 AI 챗봇 기술이 야기하는 환경과 비용 문제에 대한 경고는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개발자들은 이에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챗GPT나 다른 AI 챗봇에 대한 사용자 프롬프트에는 비용이 따르는데, 많은 사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강력한 모델일수록 데이터 센터 인프라도 많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번개처럼 빠른 응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력과 물이 필요하다.
챗봇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에너지 소모량 증가’
챗봇의 에너지 소비량 수치는 경악할 만한 규모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의 통계에 따르면 GPT-4의 경우 쿼리 하나당 일반적인 구글 쿼리보다 약 10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미국의 경우 작년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이 GPT-4를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한 것으로 나탄났다. 그렇다면 각자 쿼리 하나에 응답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엄청난 수준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는 인구 67만명이 넘는 워싱턴 D.C.의 모든 가구가 20일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과 같다.”고 추산했다.
앞서 앨트먼의 발언은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챗GPT에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평범한 질문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많은 사용자들은 이제 간단한 구글 검색 대신 챗GPT를 이용한다. 챗GPT는 (좀더 심층적인) 진단을 위해, 구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매일 다양한 작업에 활용한다. 그러나 시사매체 ‘기즈모도’는 “이러한 도구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는 사람들을 아둔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학적 관점에서도 스스로 ‘무덤’을 팔 위험도 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챗GPT가 가장 에너지 낭비가 심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다른 챗봇들이나 소셜미디어들도 크게 다를 게 없다. X의 경우도 플랫폼에 내장된 챗봇 그록(Grok)에게 스레드를 요약하거나, 게시물에 포함된 정보를 명확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용자들 수없이 많다.
데이터센터 물 소비로 ‘물 부족 현상’ 초래
에너지 소비는 물론, 물 소비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데이터 센터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미국 멤피스의 그록3(Grok 3)에 사용되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예를 들어, GPT-3 훈련에 사용된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는 70만 리터의 물을 소비했다. 최근엔 초기 모델을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바꾸면서 더욱 소비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해 향후 몇 년 동안 물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AI 수요는 2027년까지 42억~66억㎥의 물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인구 절반의 연간 물 사용량보다 많은 양”이란 얘기다.
게다가 물 부족이 심각한 지역일수록 담수 사용량이 많은 실정이다. 2023년 구글은 “전체 담수 소비량의 15%가 고위험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해 “담수 사용량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 빅테크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나름의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물 사용 계획”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 절약 노력을 강화하고, 더 효율적인 데이터 센터 냉각 기술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이다.
챗GPT 스스로 ‘인정’하며 “사용자 절제”도 당부
이에 대해 정작 챗GPT는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챗봇이 지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인기 챗봇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더니 챗GPT 역시 진지하게 대답했다. 우선 “정말 중요한 지적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 인기 챗봇, 특히 저처럼 규모가 큰 언어 모델은 훈련 중과 응답 생성 시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시인하며 “특히 훈련 단계는 특히 에너지 집약적이어서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강력한 하드웨어를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배포 후에는 수십억 건의 사용자 쿼리를 처리하는 서버에서 일상적인 에너지 사용량이 발생한다. 특히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사용량은 누적된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환경 비용이 발생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것이 암울한 것은 아니다.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은 더 빠르게 실행되고 작업당 에너지를 덜 소모하도록 설계되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즉 “더 깨끗한 에너지원. 많은 AI 기업들이 재생 에너지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거나, “상쇄 노력, 즉 일부 기업은 환경 영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탄소 상쇄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핵심은 AI를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AI의 비용을 더 잘 이해할수록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다시금 사용자들의 ‘절제’를 당부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그럼에도 이런 대안들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연구진은 “주로 빅테크들이 앞장서서 지구를 말라붙게 만들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사용자들 모두가 트위터 스레드에서 ‘그록’(Grok)에게 핵심 내용을 요청할 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고 뼈있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