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바디드 AI’(EAI)가 ‘AI 시대’ 이끈다
3차원의 가시적 실체나 물질에 AI에이전트 ‘심어져’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자율주행·웨어러블 기기 등도 AI를 알고리즘 아닌, ‘오감’을 지닌 ‘몸체’로 구현
[애플경제 엄정원 기자] 기기나 물체에 AI를 내장하는 임바디드 AI(Embodied AI, ‘EAI’)가 AI시대 트렌드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1950년대 전설적인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AI 기술과 기계가 융합된 것이다. 단순한 기술 차원을 넘어 철학적, 인지과학적 개념과 로보틱스․HCI 등이 융합된 복합적 개념이다.
“현실의 물체와 AI가 ‘스킨십’” 비유
이에 대해 지능정보진흥원은 “생성AI가 디지털 세계(비트․바이트)에서 물리적 세계(원자․광자)로 계속 이동하면서 ‘EAI’가 발전하고,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발달하면서 EAI가 한층 부각되고 있다.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EAI가 가장 적극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모든 물리적 형태에 디지털 세계가 통합된 AI의 전형적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이정아 연구원은 “‘EAI’는 디지털 공간에서 처리하는 ‘비구현화’(DEAI)와 달리, ‘구현화’됨으로써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인간이나 현실 세계 환경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AI기술”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EAI는 마치 ‘신체를 가진 AI’처럼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물리적 실체와 AI가 융합, 물체를 실제로 조작하거나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즉, AI가 물리적 실체에 스며들어(혹은 심어져) 환경을 인지․학습함으로써 작동하게 하거나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계산과 논리적 추론을 함으로써 물리적 실체가 지각하고 행동하며 피드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휴머노이드 로봇 뿐 아니다. 각종 자율주행기기나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등 상호작용 기능을 갖춘 각종 디바이스나 하드웨어 EAI의 물리적 ‘몸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AI가 접목된 SW와는 달리, 센서 등에 의한 감각과 작동을 통해 ‘몸을 가진 지능’의 개념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즉 “AI를 알고리즘만으로 작동시킬 뿐 아니라,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환경이나 3차원의 실체를 통해 시․청각과 촉각, 후각 등 오감을 갖춘 멀티 모달 센서와도 같다. 현실 세계를 가시적으로 인식하고, 실제 ‘스킨십’을 함으로써 일상 속에서 구체적인 ‘지능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산업분야, 용도별 맞춤형 최적 답변, “해결 과제도”
EAI는 강화학습, 로봇공학, 컴퓨터 비전, 머신 비전, 자연어처리, 시뮬레이션, 멀티모달 러닝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것이다. 그래서 “AI 에이전트를 현실의 물리적 실체에 심어, 작동케하는 AI 기술의 집약체”라는 설명이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특히 산업 분야별, 업무별 혹은 각종 일상적 용도나 지역, 언어권 등에 따른 맞춤형 생성, 즉 ‘AI오케스트레이션’에 의해 최적의 답변을 출력하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AI 오케스트레이션에 의해 각기 다양한 분야나 용도별로 최적화된 것이 바로 EAI”라는 설명이다. 이는 앞으로 AI기술 문명의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EAI는 경쟁력․잠재력도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정아 연구원은 “모든 AI 기술을 집대성해야 하는 AI집약체이므로, 데이터 수집 등에서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여느 LLM도 훈련을 위해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의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EAI는 “물리(현실) 세계의 다양한 장면을 인식할 수 있는 수많은 행동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예를 들어, 일상적인 각종 작업이나 행동을 구현할 수 있는 엄청난 데이터와 이에 필요한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해외 스타트업들 중엔 원본 데이터를 가공한 합성데이터를 많이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개발 경험이나, 방대한 생활 데이터, 실용 수준에 이르는 범용 로봇 개발 능력 등이 한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