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 전기로 제철소 투자·배터리 소재 협력 확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공동 투자

2025-04-21     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분야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 두 그룹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 공동 투자와 이차전지 원자재 공급망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키우고, 전동화 시대에 필요한 핵심 소재 경쟁력을 함께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21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분야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현대차그룹 한석원 부사장(기획조정본부장)과 포스코홀딩스 이주태 사장(미래전략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서 핵심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는 전기로 방식의 일관 제철소에 포스코그룹이 지분 투자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총 58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를 투입하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 투입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일관 공정 체제로 설계됐다. 이 공장은 전기로 방식을 통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270만 톤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이 강판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주요 생산 기지인 조지아, 앨라배마 공장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북미 완성차 생산 거점에 공급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이 협력을 통해 북미 철강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양사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힌다. 전동화 확대 흐름 속에서 핵심 원료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두 그룹은 리튬과 음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확보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해외 염호 및 광산에 대한 투자로 리튬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외 생산거점에서 수산화리튬과 양극재·음극재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26만 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수적이다.

양사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주요국의 무역 규제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핵심 원료의 다변화와 확보 전략을 함께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약은 단기 공급망 확보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소재 개발 등에서도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두 그룹은 향후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추가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