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높은 극우 사이트 ‘포챈’, 해킹으로 '존폐' 위기

해커들 ‘4chan’ 호스팅 서버 셸 접근 권한 탈취 사이트의 ‘phpmyadmin’페이지에 이미지, 사용자·운영자들 ‘신상털어’ “사이트 폐쇄 가능…인터넷 극우 사용자에 큰 충격”

2025-04-16     이지향 기자
4chan 해킹 상황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차트. (출처=다운디텍터)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유명하면서도 악명높은 인터넷 포럼인 ‘포챈’(4chan)이 해킹으로 다운되었다. ‘포챈’은 미국의 이미지보드 웹사이트다. 이 사이트의 유저들은 모두 익명으로 기고하며, 각기 주제가 특화된 여러 게시판으로 분리되어 있는 구조다. 운영진 외에는 등록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 극우 성향의 사이트다. 마치 콘텐츠나 운영방식은 다르지만, 한국의 ‘일베’ 등 극우사이트들을 연상케하는 곳이다.

이는 본래 처음 생길 무렵엔 초창기 밈 문화와 게이머게이트의 발상지라고 할 만큼 논란의 진원지였다. 그런 ‘포챈’이 해킹으로 다운되었다는 소식이다. 보안 매체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15일 늦게부터 서비스 중단 소식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은 이튿날 새벽까지 접속 불량을 해소하기 위한 업데이트를 공유했다.

그 후로도 웹사이트 접속이 매우 느려지면서, 게시판 링크를 클릭하면 시간 초과가 되고 만다.

이미지 호스팅 웹사이트 ‘Imgur’에 공유된 스크린샷에 따르면 해커들은 ‘포챈’ 호스팅 서버에 대한 셸 접근 권한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이 사이트의 ‘phpmyadmin’ 페이지에 이미지를 게시하고, 사이트에 등록된 많은 사용자들과 함께 전체 운영팀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본래 이 사이트 사용자들 중 일부만 신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많은 사용자들은 포럼 가입 시 기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유출된 이메일 목록에는 .edu, 심지어 .gov 주소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킹 사건이 수 십 년된 ‘포챈’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소셜 미디어와 레딧 등의 사용자들은 그러나 “인터넷에서 가장 악명 높은 포럼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해커들은 또 ‘포챈’ 사용자층의 신상 정보를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애초부터 존재해 온 보안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더욱 안전한 ‘포챈’ 버전을 구축하려고 해도, 그 기간이 적어도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다운디텍터’는 “만약 이번 사건이 ‘포챈’의 종말이 되기라도 하면, 극우 인터넷 사용자들로선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