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애플’ 시총 20% 실종, 가장 큰 ‘피해’

관세 발표 후 사흘 만에 시총 6천500억 달러 날아가 대부분 생산기지 해외 운영, “美 국내 이전 불가, 선택지 없어” ‘매그니피선트7’ 1조달러 실종, “애플, 가장 큰 피해”

2025-04-08     이지향 기자
트럼프 관세로 사면초가에 몰린 애플의 상황을 그린 이미지. (사진=WSJ)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애플이 ‘트럼프 관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셈이 되었다. 애플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불과 3일 만에 시가총액의 약 20% 손실, 금액으론 약 6,400억 달러를 날려버렸다.

애초 미국의 제조업과 펀더멘틀을 되살리고 굳건히 한다는 취지였으나, 7대 빅테크의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선트7’이 같은 기간 무려 1조 달러 이상의 시가가 실종되어버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손실을 본 기업은 애플이다. 이것만 보면, 적어도 “미국의 경제와 산업을 살린다”는 취지의 ‘트럼프 관세’는 오히려 빅테크 등 기술산업에 큰 손실을 안기고 있는 셈이다.

애플, 며칠 간 ‘악몽’의 나날

특히 애플의 경우 대부분의 생산시설이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권에 집중해있어,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생산시설을 미국 내로 옮길 수도 없고, 또 옮겨서도 안 되는 절박한 처지다. 이에 트럼프가 전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날부터 며칠 간은 애플에게 악몽의 연속이었다.

시장에선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이 포괄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일련의 관세를 발표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첫날 트럼프의 발표 이후 애플은 시가총액에서 2,500억 달러를 잃었다. 그러나 다음 날에도 상황은 개선되긴커녕 되레 악화되었다. 결국 3일 거래 기간 동안 손실이 약 6,400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이는 세계 최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거대기업 애플의 전체 총 가치의 약 20%에 해당한다. 앞서 트럼프가 관세를 발표한 후 많은 분석가들은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관세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지역으로 아이폰의 생산기지를 옮겨야 한다”고 계속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애플은 그 동안 공급망을 다각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계속 의존해 왔다. CNBC는 이에 대해 “‘안타깝게도’ 미국은 중국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으며, 최근 관세 발표로 이 지역은 54%의 세금을 부과받게 되었다.”며 “그 바람에 애플은 난관에 봉착하면서 시가총액에 계속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했다.

애플의 중국 공장 전경. (사진=애플)

애플, 진퇴양난의 기로

그러나 이처럼 주식시장에서 큰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애플로선 이렇다할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것도 고민꺼리다. 제품 가격의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같은 결과가 초래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하면 수요가 감소, 연간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생산비를 상쇄하기 위해 그 만큼의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한다고 가정할 경우는 다시금 동일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갈 수도 있다. 현재 예상되기론 현재 미국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1,000달러짜리 아이폰은 옛얘기가 된다. 만약 뉴저지나 텍사스 또는 다른 미국 내의 지역에서 아이폰을 만든다면 가격이 3,500달러로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TF International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밍치 쿠오도 앞서 “애플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매출 총이익이 8.5~9%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밍치 쿠오는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 등 애플이 (관세 부과로 인한)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몇 가지 권장 사항을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목표 중 하나는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이같은 일이 일어날 ‘우주’는 없다”면서 “설사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어차피 애플은 인건비와 기타 간접비 증가로 인해 아이폰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생산기지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미 2월에 트럼프와 함께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공급망의 10%만 이전하려면 3년이 걸리고 3,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큰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