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SKT 손잡고 보이스피싱 차단 나선다
AI로 통화패턴 분석해 실시간 위험 감지 5억9000만원 피해 막아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IBK기업은행이 SK텔레콤과 함께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정식 도입했다.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의심 전화를 탐지하고, 고객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선보인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고객 보호 솔루션 ‘SurPASS’를 기업은행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연동해, 통화 이력과 위험도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보이스피싱 범죄자와 통화하거나 의심 번호로부터 전화를 받는 경우, 은행 측에서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기범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뒤, 인공지능이 의심 번호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저장한다. 기업은행은 고객 계좌에서 수상한 거래가 발생하면 통신사로부터 해당 고객이 의심 전화를 받은 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위험 수준이 높을 경우 자동으로 이체나 출금을 제한한다. 필요시에는 콜센터를 통해 유선 안내도 병행한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단순히 한 번의 통화가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신뢰를 쌓은 뒤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서비스 도입 전 시험 운영 기간 동안에도 약 6억원 가까운 피해를 미리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금융거래가 이루어지기 전, 통신 데이터만으로 고위험 신호를 감지해 선제 대응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통화 이력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은 금융정보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위험 신호를 잡아낼 수 있다”며 “금융과 통신의 협력이 고객 보호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측도 “AI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는 앞으로 더 정교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금융권과 적극 협력해 예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이번 SK텔레콤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와도 올해 안에 관련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