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도 '바이브 코딩' 붐…"해결과제 여전"

비개발자도 소프트웨어 제작 가능하지만 정확성·보안 등 허점 많아 바이브 코딩 개념은 흥미롭지만 완전 대체는 어렵다는 시각도

2025-03-20     김예지 기자
(사진:테크크런치)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코드 작성 없이 자연어로 AI에게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직접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프로그래밍 패러다임과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비개발자도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에게도 소프트웨어 개발의 문턱을 낮춰주며,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프로그래밍의 혁신적인 전환으로 평가하면서도, 코드의 정확성, 보안 문제, 개발자의 역할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자연어만으로 코딩 가능하지만, 허점도 많아

'바이브 코딩'의 가장 큰 장점은 비전문가도 프로그래밍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코딩 방식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 AI가 생성하는 코드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개발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클라인을 이용해 '바이브 코딩'을 실험한 일부 사용자들은 "코드가 비효율적이거나 예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코드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거나 중복된 기능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서비스 개발에 적합하지 않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AI가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닉 바우만(Nick Baumann) 클라인 제품 마케팅 총괄은 "AI가 어느 정도 맥락을 이해하지만, 세부적인 요구사항까지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고 인정했다.

사용자가 "이 페이지의 디자인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AI는 디자인의 전반적인 구조를 바꿀 수 있지만 특정 버튼의 색상이나 크기, 배치와 같은 세부적인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AI의 맥락 이해도가 깊어졌다고는 하나,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한 요구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존재한다.

셋째, 보안 문제도 주요한 우려 사항이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코드가 보안 취약점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AI가 인터넷에서 수집한 코드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경우 저작권이나 라이선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AI가 공개된 소스 코드를 사용하여 작성한 코드에서 라이선스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기존의 보안 취약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코드의 법적 위험을 검토하고, 보안 검증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레딧에서는 '바이브 코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사용자는 이 방식이 작은 프로젝트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복잡한 시스템 개발에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용자는 "바이브 코딩은 마치 '우연히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데이터 구조나 알고리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바이브 코딩은 주말 프로젝트 정도는 괜찮을 수 있지만, 유지보수나 확장성이 중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AI가 생성하는 코드가 비효율적이고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버그 수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용자가 냉장고 내용물 사진을 업로드하면, 이를 바탕으로 아들의 학교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LunchBox Buddy' 앱. Bolt를 활용해 개발된 이 앱은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사진:뉴욕타임스)

프로그래머의 역할 변화, 하지만 완전 대체는 어려워

반면, '바이브 코딩'의 개념 자체는 흥미롭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는 AI가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적절한 사용법을 연구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한 사용자는 "AI 기반 코딩 도구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보다, 시스템 프롬프트를 수정하거나 규칙 파일을 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바이브 코딩'의 가장 큰 장점은 비전문가도 프로그래밍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닉 바우만(Nick Baumann) 클라인 제품 마케팅 총괄은 "기술적인 명세 없이도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AI에 설명하면 자동으로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웹사이트의 메인 화면을 더 세련되게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이를 알아서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는 "완전히 흐름에 몸을 맡기고, 코드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새로운 코딩 방식"이라며 이를 '바이브 코딩'이라고 명명했다. 기존 프로그래밍 환경에서 개발자들이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코드를 작성했다면, 이제는 AI가 개발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최적의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주목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AI 기업들도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AI의 코드 생성 능력과 구조적 출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레플릿(Replit), 커서(Cursor), 클라인(Cline) 등의 플랫폼이 이러한 혁신을 실현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브 코딩'이 프로그래머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3년 컨스텔레이션 리서치(Constellation Research)의 보고서는 "향후 5년 내에 코드 작성이 점차 사라지고, 15년 내에는 대부분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개발자가 키보드를 두드릴 필요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AI가 이를 실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모든 프로그래밍이 '바이브 코딩'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AI가 생성하는 코드가 최적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여전히 인간 개발자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주겠지만, 창의적이고 복잡한 개발 작업에서는 여전히 인간 개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바이브 코딩'은 프로그래밍 방식의 변화는 불러올 수 있지만, 기존 프로그래밍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I가 보완적인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개발자들은 AI와 협업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