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추격에 EU는 '발목'…실리콘밸리 "美, 규제 풀어야"
오픈AI, 구글 등 '주별 AI 규제 차이에 대한 우려' 표명…규제 완화 촉구 중국, AI 개발 속도전…알리바바, 감정 읽는 AI 모델 출시 유럽 AI법, 미국 기업에 현지 진출에 다양한 제한과 조건 부과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중국의 추격과 EU의 규제 등 앞뒤로 포위된 실리콘밸리가 요즘 다급해졌다.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중국의 빠른 추격과 유럽의 강력한 규제 도입 속에서, 이들은 연방 정부에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오픈AI와 구글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내 각 주마다 상이한 AI 관련 규제가 적용될 경우 혁신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차원의 통합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연방 차원의 규제 완화 요구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가 최근 백악관에 AI 기업들이 연방 정부에 모델을 공유할 경우, 각 주의 규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현재 미국 내에서 780건 이상의 AI 관련 법안이 발의되며, 각 주마다 서로 다른 규제 환경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했다.
오픈AI의 글로벌 정책 부문 부사장인 크리스 리한은 "AI 기업들이 각기 다른 주의 규제를 따르는 것은 기업 운영에 부담을 주며, 이는 결국 기술 혁신 속도를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AI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연방 차원의 일관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주별 규제 강화로 인해 사업 운영과 연구개발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특히, 그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규제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연방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AI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 없이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글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테크크런치는 구글은 AI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저작권 관련 규제와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공공 데이터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구글은 "현재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셋을 활용해야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데이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글은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AI 반도체 기술은 고도의 연구개발이 요구되는 분야로, 미국 기업들이 연구를 지속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며,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측은 "AI 산업은 미국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연구개발에 장애물이 되는 규제가 과도하게 적용될 경우 미국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미국이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연구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AI 개발 속도전… 미국과 격차 좁혀
중국은 AI 개발을 국가적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며 빠르게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감정 인식 기능을 가진 AI 모델 R1-Omni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감정 상태를 추론하고, 사용자의 환경과 의상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 모델을 무료로 제공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바이두는 자율주행과 연계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의료 AI 및 챗봇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오픈AI는 "중국 개발자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반면, 미국 기업들은 저작권 및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연구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이는 AI 경쟁에서 미국이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데이터 접근 확대를 주장하며, 정부가 보유한 의료 데이터와 과학 연구 데이터를 AI 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럽의 AI법, 美 빅테크 진출 막아
특히, 최근 유럽의 AI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은 규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통과시킨 AI법(AI Act)을 통해 고위험 AI 모델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EU의 AI법은 기업들에게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위험 요소 등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며, 기업들이 자사 핵심 기술과 영업 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고 있다.
구글은 이러한 EU의 AI 규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기업들이 영업 비밀을 공개하게 될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정부가 이러한 과도한 규제를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AI 관련 투명성 규정이 기업의 영업 비밀을 노출시키거나 경쟁사가 제품을 복제할 수 있도록 만들거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EU의 규제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규제가 미국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AI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AI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하고 유연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기업들이 기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AI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AI 기업에 대한 투자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AI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방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유럽의 강력한 규제와 정책적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AI 기술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