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구 탓, 코딩 서툰 SW개발자 많아?
코딩 원리도 습득않고 AI어시스턴트 과의존 “위험천만” AI도구로만 개발 SW, “배포 후엔 코드 ‘폭발’ 등 오류 위험” “AI 어시스턴트, 말 그대로 개발자 학습기능 보조 그쳐야: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기계가 인간을 아둔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 근거가 없는게 아니다. 실제로 최근 SW개발업계을 보면 이를 짐작하게 한다. 최근 특히 경력이 짧은 젊은 SW개발자들은 AI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코딩 기술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경력 짧은 젊은 초보개발자들 ‘과의존’ 많아
SW업계에선 날로 빠른 속도로 코드를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보면 많은 SW개발자들이 AI 코딩 도구에 의존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정작 젊은 개발자들은 기본적인 코딩 기술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초보자는 물론, 비교적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일수록 AI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코딩의 원리나 핵심 기술에 대해선 별로 숙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그런 현실을 뒷받침했다.
물론 업계에선 “아직 지나친 기우”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특히 신규 개발자들일수록 AI툴에 의존해서 편하게 코딩을 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경량화와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업체 대표는 “실제로 AI 코딩 어시스턴트가 널리 보급되면서 초보나 신입 개발자들 간에 이런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아는 많은 젊은 주니어 개발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코파일럿이나 클로드, 또는 GPT를 매 순간 실행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그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코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그들이 개발한 SW 원리에 대해 물어보면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하는 개발자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AI도구에만 치중하다보니 코딩의 원리조차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SW개발 불구, ‘코드 작동 원리 몰라’
앞서 SW협회 관계자도 “SW를 개발하면서도 일부 개발자들은 코드가 어떻게 또는 왜 작동하는지 설명할 수 없거나, 에지 케이스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한다”고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애초 이런 젊은 개발자들은 업계 입문 전 처음부터 코딩 원리와 절차를 배우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당장은 편리하게 빨리 개발해낼 수 있지만, 나중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경고도 따르고 있다.
그렇다보니 또 다른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순히 개발자들의 기술 역량뿐 아니라, AI도구로 만든 코드의 품질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SW업계에선 이작 이런 사례가 그리 많지는 않다는게 업계의 얘기다. 대부분 취업 전부터 소정의 코딩 교육과 지식을 갖춘 상태로서, 입사 후엔 원칙적으로 코딩 기반 개발을 준수하고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에선 이런 현상이 자못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만이 AI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수년 내에 다양한 직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제로 지식 근로자에게 미치는 AI의 영향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도구 사용이 증가할수록 비판적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카네시 멜로 대학 연구도 비슷하다. 해당 연구 결과 역시 AI 도구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선 특정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의 인지능력 뿐 아니라, AI도구로 만든 코드의 품질 자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시장조시기관 ‘하네스(Harness)’의 조사에 따르면 개발자의 59%가 적어도 절반의 시간 동안 AI 생성 코드에서 배포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92%, 즉 대부분의 응답자 내지 개발자들은 “AI 도구로 인해 배포되는 코드 양이 늘어났지만 이로 인해 나쁜 코드의 ‘폭발 반경’(오류)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디버깅’하느라 오히려 비효율적”
그렇다보니 뒤늦게 이를 디버깅(수정)하는 것도 큰 일이다. 실제로 ‘하네스’ 조사에선 개발자의 67%가 AI 생성 코드를 디버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 또 68%가 AI 도구를 도입한 후 취약성을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이런 수정 작업에 갇히게 되면, 회사나 조직에 심각한 재정적 피해가 발생하고 AI도구를 도입한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신입 혹은 초보 개발자들일수록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로부터 배우는 것이 AI 도구를 통해 배우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조언이다. “선배 개발자들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개발자 커뮤니티인) ‘Stack Overflow’를 통해 일일이 학습해야 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네스’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놓고 “AI는 답을 주지만, 얻는 지식은 얕기만하다. 스택플로우를 사용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 토론을 독파해야 하는게 상식”이었다며 “앞으로도 개발자들은 이런 원칙하에서 AI 도구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초보 개발자가 AI 어시스턴트로 코드를 생성하면서, 코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디지털 제품에 배포하면 최적이 아닌 코드를 도입할 위험이 크다. 최근엔 초보 개발자가 AI에서 생성된 코드를 사용할 때마다, 정작 코드를 작성하고 검토하는 방법은 배우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래서 AI 어시스턴트는 고객에게 코딩 자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초보 개발자의 학습 경험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