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 5070 vs RX 9070, ‘노이즈 마케팅’戰 치열
엔비디아 vs AMD…‘벤치마크 사전 유출’ 가장, 성능 사전 홍보 엔비디아, 자사 전작 비교 “성능 ‘탁월’”, 짐짓 AMD 무시 전략? AMD, “RX9070, 엔비디아 RTX4080, 5070Ti와 대적” 강조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으레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때론 출시 전 자사 제품 사양의 (고의적인) 유출과 같은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GPU시장의 선두 주자 엔비디아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AMD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24일 거의 같은 시각에 엔비디아와 AMD가 보인 행적은 좀 특이한 경우다. 두 회사는 사실상 고의로 자사 신제품의 벤치마크(공인된 성능 평가) 결과를 비공식적으로 사전 유출했다. ‘유출’의 형식을 빌려 경쟁 제품보다 우수함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 “RTX 5070 벤치마크 사전 유출” 널리 알려
엔비디아는 이날 “(자사의) 그래픽카드 지포스(GeForce) RTX 5070 벤치마크가 사전 유출, 이전 모델인 RTX 4070보다 최대 20% 더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고 밝혔다. 또 “성능은 약 15% 더 뛰어나다”고 했다.
앞서 GeForce RTX 5070은 벤치마크 ‘Vulkan 테스트’에서 또한 기존 4070 Ti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RTX 50 ‘블랙웰’ GPU 시리즈의 마지막 제품이다. 500달러 가격대로서 기존 RTX 4070의 출시 가격보다 50달러 낮다. 다만 RTX 4070은 4070 SUPER가 출시된 후 549달러로 인하되었다. 다만 앞서 출시된 RTX 5090, 5080처럼 이 역시 재고가 없어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시중에선 “엔비디아가 일부러 ‘헝거 마케팅’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섞인 시선도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GeForce RTX 5070이 3월 5일부터 소매점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번 달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약간 늦은 셈이다. 이는 블랙웰 GB205칩 때문일 수 있다.
사실상 고의로 사전 유출된 GeForce RTX 5070의 성능 수치를 보면, 긱벤치 ‘OpenCL 테스트’에선 187,414점을 획득한 반면, ‘Vulkan 점수’는 188,712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기존 GeForce RTX 4070은 ‘OpenCL 테스트’에서 167,924점, ‘Vulkan 테스트’에서 156,601점을 획득, 그 보단 뒤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이런 벤치마크 결과를 고의로 사전 유출함으로써 “RTX 5070이 이전 모델보다 최대 20% 앞선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5070을 전작인 4070 Ti와 비교하면 일단 ‘Vulkan’ 성능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OpenCL’ 성능은 4070 Ti이 한 수 위로 나타났다. 4070 Ti는 5070과 동일한 양의 VRAM을 갖고 있다. 그러나 4070 Ti SUPER의 경우는 5070보다 훨씬 많은 VRAM(16GB 대 12GB)을 제공한다.
따라서 5070은 전반적으로 게임 성능이 4070 Ti와 4070 Ti SUPER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벤치릭스는 “앞으로 GeForce RTX 5070은 가성비가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 AMD의 RDNA 4 아키텍처 기반 AMD Radeon RX 9070 시리즈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TX 5070에 맞서 AMD “‘RX 9070’ 벤치마크 사전 유출”
그런 가운데 AMD역시 엔비디아 GeForce RTX 5070의 ‘노이즈 마케팅’에 맞대응하듯, 문제의 ‘Radeon RX 9070’ 시리즈의 벤치마크 결과를 (고의로) 유출했다. 그 결과는 RX 9070 XT가 4K에서 전작인 RX 7900 GRE보다 42%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벤치마크와 거의 동일한 시각에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AMD Radeon RX 9070 시리즈 가운데, RX 9070 XT는 4K에서 RX 7900 GRE보다 42%나 더 빠른 것으로 나왔다. 또 “AMD Radeon RX 9070 XT와 RX 9070은 모두 RX 7900 GRE보다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특히 “AMD Radeon RX 9070 XT의 ‘유출’된 그래픽 성능은 RTX 4080과 동등한 성능과 이전 세대보다 뛰어난 RT를 보여준다”며 RX 9070은 7900 GRE보다 앞서 있음을 강조했다.
AMD의 Radeon RX 9070 시리즈는 2월 28일에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기술매체 Wccftech는 “새로운 RDNA 4 라인업의 위력을 보여주기 전에 누군가가 이미 AMD의 벤치마크 슬라이드를 유출했다.”면서 “GPU 성능에 대한 이전 소문과 최근 유출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듯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매체가 이같은 소식의 출처로 삼은 그래픽카드 전문 사이트인 ‘비디오카즈’ 역시 AMD의 ‘노이즈 마케팅’ 창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AMD는 현재 실망스러운 성과만 내고 있는 엔비디아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AMD를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RDNA 4 GPU, 즉 “Radeon RX 9070 XT의 성능 수치가 AMD 자체에서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RX 9070 XT 및 RX 9070이 RX 7900 GRE와 같은 중간급 GPU에 비해 크게 성능이 향상된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특히 ‘비디어카즈’는 RX 9070 XT가 1440p에서 RX 7900 GRE보다 약 38%, 4K 해상도에서 42% 더 빠르다는 사실을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활성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FPS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 단, 프레임 생성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즉, RX 9070 XT는 RX 7900 GRE보다 기본 해상도에서 견고하게 업그레이드된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 대목에서 “RX 9070 XT의 유출된 성능”을 이전 세대 엔비디아 카드와 비교하며, “RX 9070은 GeForce RTX 4080 및 4080 Super와 동등한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이는 사전 ‘유출’에서 알려졌지만, 그럴수록 더 신뢰할 수 있는 사전 정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디오카즈’는 “RX 9070 XT가 RX 7900 GRE에 비해 RT에서 훨씬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래스터화 개선도 인상적이지만, RDNA 4 GPU는 레이 트레이싱에서도 엔비디아 GPU와 경쟁할 만하다”고 자신했다.
다만 가격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RTX 5070 Ti의 공식 가격은 749달러이지만 AMD는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앞지르려면 가격을 상당히 낮춰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엔비디아로선 불행히도(AMD에게는 다행스럽게도) RTX 5070 Ti는 거의 구할 수 없으며 대부분 1,000달러가 넘는다”며 “공급이 정상화되면 AMD는 RX 9070 XT의 가격을 약 700달러로 책정할 경우 엔비디아를 이기는게 약간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매체는 “(사전 유출로 포장된 성능 정보가 아닌) 출시 후 독립적인 리뷰에서 얼마나 많은 성능 차이가 나타날지 기다려 볼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AMD의 RX 9070 시리즈는 3월 6일에 공식적으로 소매점에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