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너머 '양자' 시대 서막 연다"

과기정통부 양자기술 개발에 1,980억 원 투자 양자컴퓨팅·양자암호통신·양자센싱 기술 육성

2025-02-05     정한빈 기자
IQM 양자컴퓨터 (출처=IQM Quantum Computers)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5일 국내 양자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5년 총 1,98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나노 단위 반도체를 넘어 양자 단위의 과학기술로 전환이 예상되면서 양자기술은 인공지능·반도체, 첨단 바이오기술과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 3대 국면 전환 요소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팅은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상용화 시점을 3~5년 내로 전망하면서 미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정보 보안과 정밀 계측 기술 또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양자센싱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양자암호통신 산업 확산과 기술 개발을 위해 2025년 35억 원을, 양자센서 상용화 및 정보 계측 방법론 개발을 위해 7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 더 치밀한 암호 보안 가능해져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해킹과 도청이 불가능한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기존의 RSA(공개키 암호화, 전자서명이 가능한 최초의 알고리즘) 암호체계는 소인수분해의 계산 복잡성을 기반으로 보안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RSA 암호체계를 빠르게 해독할 수 있어 기존 보안 체계가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QKD(양자 키 분배 방식)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은 QKD(양자 키 분배 방식), QKMS(양자 키 관리 시스템), QENC(양자 암호화 장비)로 구성된다. QKD는 송신자와 수신자 간 안전한 양자 암호키를 생성하고 분배하는 역할을 하며 QKMS는 생성된 비밀키를 저장, 동기화, 폐기 등의 생명주기를 관리한다. QENC는 분배된 비밀키를 이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송수신하는 기능을 한다. 만약 해커가 송수신되는 양자를 가로채 양자 상태를 측정하는 경우 비가역적 특성에 따라 양자 상태가 붕괴돼 암호 해독이 불가능하다. 

다이아몬드 양자센서 (출처=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 특성을 이용한 센싱 기술, 전 산업 활용도 높아

양자 센싱 기술은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해 기존 센서보다 높은 민감도와 분해능을 가지는 계측 기술이다. 특히 양자 중첩과 얽힘 특징을 활용하면 기존 기술로는 측정할 수 없었던 미세한 물리량까지 계측 가능하다. 양자센싱 과정은 총 7단계로 이뤄진다. 센서 큐비트(양자 정보 기본단위)를 초기화한 후 큐비트를 임의의 중첩 상태로 변환하고 측정 대상 신호와 상호작용을 통해 큐비트 상태 변화를 유도한다. 이후 큐비트 상태를 읽어들일 수 있도록 변환한 후 투사 측정을 통해 0과 1의 큐비트 상태를 확률적으로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을 반복해 의미 있는 평균값을 도출해 신호의 크기, 방향, 주파수 등을 분석한다. 

양자센싱 기술은 초정밀 계측이 가능하다는 강점 때문에 의료, 국방, 지질탐사,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뇌파나 심장 박동과 같은 생체 신호를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미세한 자기장 변화를 감지해 지하 구조 탐사나 군사 정찰에도 응용될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어 보안 기술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국가 차원의 보안 인프라개발에 필수적이다. 또한 양자센싱 기술은 기존 계측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초정밀 계측을 가능하게 하며 미래 양자 시장을 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의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 양자과학기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