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외 밈 코인, 정작 취임 당일 ‘폭락’

‘멜라니아’, ‘트럼프’ 밈 코인, 취임식 당일 오히려 큰폭 하락 “과대광고보다 실질 가치 우선 이유 보여준 명확한 사례” 지적 규제 명확성, 비트코인 ​​준비금, SEC의 ‘SAB 121’ 폐기가 변수

2025-01-21     이윤순 기자
취임식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출처=AP통신)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20일(현지 시각) 트럼프가 마침내 제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 밈코인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의 밈 ‘멜라니아’(MELANIA)는 큰 폭의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멜라니아 밈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오히려 전날 기록했던 12,000%의 ‘미친듯한’ 신기록에서 무려 60% 이상 하락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로써 ‘멜라니아’의 시가총액은 현재 6억 2,550만 달러로 내려앉았다. 동시에 트럼프의 밈 코인인 ‘$트럼프’(Official Trump, TRUMP)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루 전 기록했던 최고 기록인 73.43달러에서 무려 43%나 하락한 45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그 결과 솔라나 기반의 ‘멜라니아’는 데뷔 당시 12,000% 급등, 최고 $13.05까지 치솟았다가 $4.18로 떨어졌다. 애초 ‘멜라니아’는 “투기가 아닌, 수집과 오락용”이라며 프로젝트 FAQ를 통해 “금융 상품이나 투자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이와 같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그런 주장과는 무관하게 분명한 ‘투기적 수단’임이 다시금 확인되었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밈 코인 역시 처음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으며, 취임 하루 전에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15개 암호화폐에 진입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멜라니아’가 출시되면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기업체 CTO인 댄 휴즈는 디크립트에 “‘트럼프’ 토큰의 출시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례 없는 일이며, 특히 현직 대통령이 밈 코인을 출시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장 역학을 불안정하게(변동성을 높이는)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멜라나 토큰의 출시와 팀 지갑이 ‘트럼프’ 코인 지분을 솔라나, 이더리움, 나아가선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화폐로 전환함으로써 후자의 경우 ​​10만8,000달러로 급등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치인들이나 유명인이 주도한 토큰 출시 패턴은 그 사회적 영향력이나 유동성 조작의 가능성 등으로 본질적인 코인 가치와는 무관하게 암호화폐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이런 밈 코인의 혼란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제휴한 디파이(DeFi) 플랫폼인 ‘World Liberty Financial’(WLF)은 취임식 중에 급속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 플랫폼은 약 439개의 ‘Wrapped Bitcoin’(wBTC)을 잔고에 추가했는데, 그 가치가 4,700만 달러, 보유량은 456.77wBTC로 늘어났다. 이 정도 매수량은 이틀 동안 총 1억 달러에 가까운 BTC와 ETH 거래량에 필적하는 규모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와 멜라니아 코인 폭락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과대광고보다 실질적인 가치가 우선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즉 각종 소문과 과장, 억측이 난무하면서 일정 수준 토큰을 움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강력한 유용성과 용도, 실용성 등 본질적인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밈 코인은 하루 아침에 사상누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과 같은 밈 코인 시장의 혼란만을 두고 보면 아직은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이 가시화되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이 종전의 섣부른 기대보다 큰 셈이다.

더욱이 취임 첫날 바이든의 ‘AI규제 지침’ 명령을 폐기한 것 외에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나 취임 연설이 초기 행정 명령에서 이렇다할 디지털 자산 진흥책이 없다는 점도 이날의 장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른바 규제의 명확성, 비트코인 ​​준비금, 금융권의 암호화폐 도입을 억젤하고 있는 SEC의 ‘SAB 121’의 폐기나 완화를 예상했던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점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