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한국형 스마트건축 기술'
타일 형태 ESS, 스마트·친환경 모듈화, 로봇 자동화 콘크리트 시공 등 'CES2025' 혁신상 수상, '스마트시티, 농업 혁신, 친환경 건축의 표본'으로 주목
[애플경제 정한빈 기자] 이번 ‘CES 2025'에선 다양한 첨단 기술이 소개된 가운데 건축물에 적용 가능한 혁신 기술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 중 한국 기업들이 선보인 스마트 건축, 건설 자동화 기술 관련 스타트업들이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농업시설물 설치기술이나, 타일 형태로 설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 건축물 외피에 스마트·친환경 기술을 모듈화한 기술, ‘콘크리트 시공이음부 요철생성 로봇’ 기술 등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물도리벽, 농업·건축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
에너지 절감 제품 제조업체 ’인네이처‘는 농식품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 ‘물도리벽’은 온실과 같은 농업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단열 시스템이다.
물도리벽은 두 개의 공기층을 가진 플라스틱 복층판에 물을 가두거나 순환시키는 다중벽 단열 시스템이다. 물의 비열 특성을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도 온도 조절이 가능하며 기존 비닐하우스 대비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열을 차단하고 투과율을 향상시키는 물의 특징으로 작물재배에 필수적인 가시광 투과율은 높이고 자외선 투과율은 낮춰 실내보온에 유리하다.
나아가 이 기술은 모듈형 설계를 통해 다양한 크기의 온실이나 건축물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 가능해 향후 지속 가능한 건축 솔루션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도심형 ESS ‘에너지타일’, 에너지 저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 전문기업 ‘스탠다드에너지’는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은 ‘에너지타일’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얇은 타일 형태로 설계된 이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자체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를 탑재해 높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가진다.
기존 컨테이너형 ESS와 달리 에너지타일은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셀 단위 모듈형 디자인으로 주택, 사무실, 지하주차장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 설치가 가능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나 도심 상업 건물 같은 고밀도 전력 수요처에서도 설치 공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VIB는 화재 위험이 없으며 작동 중 온도 변화도 거의 없다. 고효율 충전과 빠른 충방전 성능뿐만 아니라 20년 이상의 긴 수명을 제공해 신재생 에너지 연계, 초급속 전기차 충방전 보조 등 다양한 도심 인프라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건축 솔루션 ‘FIT Platform’, 건축 외피의 스마트한 변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CES 2025에서 ‘FIT Platform’으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플랫폼은 건축물 외피에 스마트·친환경 기술을 모듈화한 제품으로 하드웨어부터 IoT 인프라와 전용 운영체제(OS)까지 통합한 솔루션이다.
FIT 플랫폼은 서랍식 개폐가 가능한 'FIT 프레임'에 다양한 종류의 'FIT 카트리지'를 탈부착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용자가 모바일 전용 OS를 통해 원하는 환경 조건을 입력하면 클라우드를 통해 정보가 전달되고 이를 바탕으로 건물 내부 환경을 사용자 맞춤 환경으로 변경 가능하다.
이 솔루션은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약 30% 절감하고 설계 기간도 약 20%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건축 외피와 IoT 기술의 융합으로 건축 설계와 운영의 새로운 혁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시공 로봇, 건설 현장의 새로운 변화
포스코이앤씨는 로봇 부문 혁신상을 받은 ‘콘크리트 시공이음부 요철생성 로봇’으로 건설 기술의 혁신을 보여줬다. 이 로봇은 특수바퀴를 통해 굳지 않은 콘크리트 표면에 요철을 생성하는 소형 주행 로봇이다.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경우 콘크리트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타설 시 균열 방지를 위해 여러 번에 거쳐 타설하게 된다. 이때 필연적으로 생기는 콘크리트 이음부는 구조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콘크리트 시공이음부 요철 생성 로봇'은 콘크리트 표면에 균일한 요철을 생성해 층 사이 결합력을 높인다.
이 로봇은 기존 수작업 대비 최대 85%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작업자의 안전성도 대폭 향상된다. 댐, 교량, 초고층 건물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 스마트 건설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CES 2025는 건축 분야에서 활용될 여러 혁신적인 기술들을 제시했다. 물도리벽, 에너지타일, FIT Platform, 콘크리트 시공 로봇처럼 건축물에 적용 가능한 첨단 기술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이러한 기술들은 앞으로 건축의 에너지 절감, 안전성 강화, 효율적 설계 및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 건축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