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틱톡’ 쫓아냈더니, 또 中 ‘소셜미디어’가 대체
틱톡 금지령 임박에 사용자들, 中소유 ‘레드노트’, ‘레몬8’로 몰려 틱톡과 유사한 수직형 영상 네이티브 플랫폼, 쇼핑 기능 내장 등 크리에이터들, ‘팔로워 이탈 우려, 급히 레드노트로 이전’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틱톡(TikTok)에 대한 미국의 금지령이 임박하면서 사용자들은 엉뚱하게도 또 다른 중국 소셜 미디어 앱으로 몰려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대신 역시 중국산 앱인 ‘레드노트’(지아홍슈, Xiaohongshu), ‘레몬8’로 몰리고 있다.
중국산 앱 ‘틱톡’을 몰아내니 그 못지않게 막강한 중국산 소셜미디어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자칫 미국 정부와 의회는 ‘두더지 때리기 게임’을 해야 할 판이다.
美정부·의회, ‘두더지 때리기 게임’ 가능성
미국 대법원은 19일 틱톡이 의회의 ‘금지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심의,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현재로선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용자들이 틱톡을 대체할 만한 소셜미디어 앱으로 고른게 ‘레드 노트’나, 바이트댄스 소유의 ‘레몬8’이다. 여기엔 미국 내 틱톡 사용자 1억5천만명을 비롯한 상당수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미국의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로 눈을 돌리는 대신, 중국 기업 ‘징인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XIT, Xingyin Information Technology)가 소유한 소셜 미디어 앱인 ‘레드노트’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만 해도 많은 미국인들이 떼를 지어 레드노트를 다운로드하는 바람에 애플 앱스토어 1위로 올라갔다. 주로 중국에 플랫폼 인프라를 둔 ‘레드노트’의 기존 사용자들도 새로 몰려드는 사용자들을 크게 환경하고 있다. 이들은 ‘#TikTokRefugees’와 같은 해시태그와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비디오를 게시했다. 이 해시태그는 입소문을 통해 앱 전체에 퍼졌다.
특히 미국 사용자들은 ‘레드노트’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는가 하면, 심지어는 시진핑 중국 주석에 대한 찬사를 게시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더욱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데 앙심을 품고, 미국 보험사 ‘United Healthcare’의 CEO를 살해한 루이지 망조네에 대한 호감도 드러내기까지 했다.
“레드노트, 틱톡 대체하기 어려워” 판단도
그러나 전문가들은 “레드노트는 결고 틱톡을 대체할 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다. 일단 인터페이스가 핀터레스트(Pinterest)와 더 비슷하고, 일명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TikTok 금지령이 내려지면 수많은 팔로워를 잃을까 봐 걱정하는 크리에이터들로선 부랴부랴 ‘레드노트’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다.
우선 레드노트는 틱톡과 비슷한 수직형 영상 네이티브 플랫폼이다. 다음으로 틱톡 숍과 유사한 쇼핑 기능이 내장, 패션에 초점을 맞춘 소셜 쇼핑 앱이다. 이는 “앱 초기부터 스토어를 차리려는 크리에이터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레드노트’의 전술이다. 틱톡은 미국 정치인들에게 중국 정부와의 유착 의혹으로 금지당하고 있지만, 실상 미국 버전의 틱톡은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런 사실은 대중들에게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레드노트는 완전한 중국 소유의 앱이다. 중국 정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XIT가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미국인 틱톡 사용자들은 비슷한 사용 매뉴얼을 갖고 있는 레드노트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한켠으론 정부가 틱톡을 일방적으로 금지한데 대한 반발심도 섞여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NBC는 “레드노트에서 일어나 ‘틱톡 난민 운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인들이 몰려들기 전에도 레드노트는 착실한 내실을 다져왔다“고 전했다. ‘레드노트’는 2024년에 170억 달러의 시장가치에 달았고, 한해 총 수익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새로운 고객층은 레드노트에 한층 날개를 달아줄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레드노트, 레몬8 등 중국산 앱 역시 ‘금지’될 수도
그렇다고 레드노트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레드노트가 특히 미국 내에서 인기가 높을수록 이에 대한 의회 등의 경계와 반발이 일고 있다. 그래서 “레드노트가 진정으로 새로운 틱톡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만약 레드노트가 앞서 틱톡처럼 미국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 분명 또 다시 이를 법적,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 ‘레몬 8’(Lemon8)처럼 명백하게 틱톡을 모방한 앱들도 금지 대상이 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WSJ 등 현지 매체들은 “솔직히 말해서 미국 정부가 이러한 (틱톡과 같은) 앱을 그렇게 심하게 억압하고 싶다면 시민들이 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신, 미국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이에 돈을 쏟아붓는 것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레드노트와 틱톡과 같은 중국산 앱이 엄청난 성장을 하게된 것은 상당 부분 미국 달러 덕분이란 지적이다. 즉 “투자자들은 ‘국가 안보’ 등 다른 우려와 상관없이 돈을 벌 수 있다면 가리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