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삼성-SK하이닉스 경쟁두고 저울질?
"두 기업 간 경쟁구도, 전략적으로 활용" 분석도 젠슨 황, "삼성 HBM 성공 확신"하며 "최태원 회장도 곧 만날 것"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의 경쟁을 의식하며 미묘한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서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공급받고 있지만, 향후 삼성전자의 제품을 승인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공급처로 승인된다면, SK하이닉스는 큰 경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경쟁 구도를 염두에 둔 듯, 그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 HBM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언급하며 삼성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 뒤, "곧 SK 최태원 회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양사 간의 경쟁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젠슨 황이 거래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해 두 회사 간의 경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시장에서 최적의 거래 조건을 얻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AI 동맹의 강력한 토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젠슨 황은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과의 만남을 예고하며 "내일 만날 것 같다"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양사는 AI 및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협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최 회장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 이후 두 기업의 협력은 더욱 강화되었으며, 11월 SK AI 서밋에서는 황 CEO가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초과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SK하이닉스의 HBM을 자사의 AI 반도체에 공급받고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HBM 경쟁력 강화에 '사력' 다해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을 경우, 본격적으로 SK하이닉스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HBM3E 외에도 차세대 HBM4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HBM3E 제품을 올해 상반기부터 공급하면, 메모리 사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4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는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향후 SK하이닉스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HBM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로, AI 및 HPC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다. 엔비디아는 AI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HBM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HBM3E와 차세대 HBM4 제품을 통해 이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HBM 시장은 AI 및 HPC 수요의 급증에 따라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이 시장에서 최고의 메모리 공급사를 선택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며, 삼성과 SK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젠슨 황의 최근 발언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의 경쟁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품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두 기업은 향후 HBM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고, AI 반도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다. HBM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엔비디아는 이 경쟁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사의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