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의 ‘히어로’, 젠슨 황에 세계 이목 집중

기조연설 보려 엄청난 인파 몰려, “사실상 CES 2025의 주인공” 실체가 있는 ‘물리적 AI’, 로봇AI, 자율주행 위한 ‘엔비디아 코스모스’ 선언 전문가용 ‘슈퍼컴퓨팅 데스크톱’, 가장 관심 끈 ‘블랙웰’ RTX50 시리즈 등 “미래 IT와 AI문명의 최고 ‘슈퍼 스타’로 군림” 평가도

2025-01-08     김홍기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이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자사의 신제품 '블랙웰' 라인업의 RTX5090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이번 CES 2025의 주인공은 단연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다.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인 CES 2025가 막을 올리면서 CEO 젠슨 황은 가장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관람객과 전 세계 기업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2017년 당시 신흥 스타트업 CEO로서 기조연설에 나섰던 그는 8년이 지난 이번 행사에선 시가총액 세계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미리 예고한 RTX50 시리즈 등 신개념의 ‘블랙웰’ 칩과, 로봇AI의 대중화 등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인간의 도구 너머 ‘동반자’로서 AI 개념 선언

7일(현지시각) CES가 공식 개막하기 전날부터 행사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젠슨 황’이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이미 행사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행사장 안팎에는 그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해 수 천 명(주최측 추산 7~8천명)의 긴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섰다. 이에 현지 언론들도 “젠슨 황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행사시간 2시간 전부터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대에 오른 그는 역시 ‘스타’답게 IT 산업과 AI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생중계된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은 이른바 “물리적 AI”를 제시했다. 막연한 AI기술, 혹은 이를 텍스트나 이미지, 혹은 상호 작용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겠다는 얘기다. 대신에 “그런 기술이 어떻게 쓰임받을지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실체가 있는 물리적 도구로서의 AI’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에 임베디드(내장 내지 체화)된 AI기술이다. AI를 생활인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로봇과 AI의 융합을 제시하며, 실제 자사 로봇AI의 데모를 통해 기술을 시연해보였다.

그가 이날 무대에서 사용자가 상상하거나 프롬프팅한 내용을 그림(페인팅)으로 제시하며 ‘소통’하는 AI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단순한 인간의 도구에 그치지 않고, ‘로봇’이란 몸체를 가진 AI가 인간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수 많은 청중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마치 신기술의 기원이라도 접한 듯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사진=셔터스톡)

고도의 자율주행기술 견인 의지도 내비쳐

젠슨 황이 던진 또 다른 화두는 역시 AI와 접목된 자율주행기술이다. 물론 이는 로봇의 영역과도 겹치는 대목이다. 나아가선 ‘자율주행차’로 그 개념을 확대시켰다. 이는 현재의 자율주행차 기술에 비춰보면, 자못 의미심장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구글 웨이모로 대표되는 자율주행차는 현재 레벨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차량은 심심찮게 안전사고나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테슬라 역시 오작동이 잦았고, 웨이모의 자율주행택시는 인명사고까지 나면서 운행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전문가 일각에선 “엄격히 말해서 이들은 아직 자율주행 레벨 2수준을 조금 넘는 상태”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계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사실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젠슨 황의 자율주행AI 기술은 이런 현실을 염두에 둔 듯한 개념이다. 고도의 AI를 접목함으로써 기존 엣지 기술을 더욱 정교하게 함으로써 레벨3은 물론, 레벨4 내지 궁극적인 목표인 레벨5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중을 담고 있다. 그런 야심만만한 의도를 위해 엔비디아와 젠슨 황이 이를 사업화로 연결할 경우 자율주행차 시장은 치열한 경쟁 가운데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란 전망도 유력하다.

젠슨 황의 이같은 함의를 현장에서 간파한 청중들 또한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를 의식한 젠슨 황은 “이 기술을 사용하면, 로봇이나 자율주행 장치에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엔비디아 코스모스’라고 할 수 있다”고 선언, 또 다시 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CES 컨퍼런스 참관객들. (출처=CES)

“휴머노이드, 자동화, 자율주행 문명의 ‘중심’ 될 것”

이날 90분 이상 진행된 그의 기조연설에 의하면 앞으로 엔비디아는 창고와 공장에 더 많은 자동화를 도입하고, 향후 수십 년 동안 380억 달러의 가치를 기대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젠슨 황은 12개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 라인업과 함께 “일반 로봇 분야의 챗GPT 순간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억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1,000만 개의 자동화 공장, 15억 대의 자율 주행 자동차와 트럭이 있는 미래 기술 세계의 중심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황은 또한 회사가 자동차 산업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메르세데스와 볼보를 포함한 자동차 파트너 목록에 추가되고, 미래의 토요타 차량에 운전자 지원 칩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달 말에 시작되는 다음 회계연도에 이 회사의 자동차 관련 매출이 올해 약 4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행사에서 자사의 '블랙웰'을 소개하고 있는 젠슨 황(왼쪽). (출처=테크레이다)

엔비디아의 AI칩은 올해도 1,0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더 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에 출시,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시 “AI를 더 많은 물리적 세계로 확장하면 50조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물론 어려움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로봇과 자동차에는 실제 복잡성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황은 이에 “로봇을 더 똑똑하게 만들고 완전 자율 주행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엔비디아 코스모스’를 다시금 반복했다.

그에 따르면 ‘코스모스’기술은 텍스트와 같은 입력에서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 해당 비디오가 가상 훈련의 기반이 되어 실제 학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검색과 파인튜닝이 가능하므로, 드물게 발생하는 사고 등을 지속적으로 검증,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우버’와도 협력,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버’가 매일 처리하는 수백만 건의 여행은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면서 “AI 연구원과 데이터 과학자를 대상으로 하며, 데이터 센터에 있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을 활용하지 않고도 AI 모델을 작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블랙웰'(출처=엔비디아)

‘블랙웰’ 비전에 의해 “AI가 GeForce로 돌아올 것”

엔비디아는 또 ‘Project Digits’라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인 데스크톱 PC도 공급할 계획이다. 3,000달러짜리인 이 제품은 소형 기기에 단일 ‘Grace 블랙웰 슈퍼칩’(중앙 프로세서와 그래픽 반도체의 조합)을 장착, 대용량 메모리와 빠른 연결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에게 현재 노트북으로는 처리하기 힘든 매우 큰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제공한다.

또한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과 협력, 리눅스 Linux 운영 체제 버전을 실행하는 PC로 개발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기존 PC와는 달리, “클라우드에 연결하거나 기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실용적이지 않거나 불가능할 때 AI 개발자가 로컬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연설에선 역시 새로운 ‘블랙웰’ 라인업인 RTX50 시리즈가 가장 주목을 끌었다. 황은 “새로운 GeForce 50 시리즈 카드가 블랙웰 기능을 활용, 컴퓨터 게이머에게 더욱 사실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그래픽 칩은 그림의 각 픽셀 음영을 계산하여 이미지를 만드는 반면, 새로운 기술은 AI를 적용해 다음 프레임이 어떻게 보일지 예측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eForce 덕분에 AI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이제 AI가 GeForce로 돌아오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기조연설 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거래가 시작되면서 최대 2.5% 상승했다. 이로써 지난 12개월 동안 이 회사의 주가는 200% 이상 상승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파트너로 새삼 언급된 TSMC, 혼 하이 프리시전 등 공급업체들도 주가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