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저물고, ‘블루스카이’와 ‘스레즈’ 시대 오나
특히 민주적·개방적 운영 ‘블루스카이’ 더 인기 스레즈, 하향식의 콘텐츠 관리 vs 블루스카이 사용자가 ‘기준’ 설정 ‘X 엑소더스 난민’들 블루스카이로 더 몰려, 스레즈 ‘일방적 생태계 통제’
[애플경제 김예지 기자] 최근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친화적 태도의 영향을 받은 콘텐츠와 일방적인 네트워크 운영 방식에 항의, X를 탈퇴하는 ‘X 엑소더스’가 심해지고 있다. 대신 이들이 대안으로 여겨 몰려가는 ‘블루스카이’와 ‘엑소더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이 장차 ‘X’의 대체 미디오로 자리잡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사용자와 전문가들은 새삼 이들의 특성과 운영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이들 간에도 네트워크 전략과 특성은 다소 다르다.
“두 매체가 X의 유력한 대안 가능성 커”
일단 많은 전문가들은 “스레즈와 블루스카이가 ‘X’에 대한 가장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데엔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텍스트 기반 소셜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다른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구분했다.
스레즈는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사실상의 소유주다. 외견상으론 ‘공개 토론과 대화’를 수용한다는 원칙이지만, 사실상 특정 유형의 발언이나 콘텐츠에 대해선 일정한 제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미국 대선에선 ‘정치적’ 콘텐츠를 제한한 바 있다. 만약 사용자가 설정을 조정, 선거나 사회적 주제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려고 하면, ‘for you’ 피드에 표시되도록 했다.
이처럼 민감하다고 여긴 콘텐츠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검열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스레즈는 사용자가 COVID-19 및 백신과 관련된 주제를 포함한 일부 주제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나중에 이러한 제한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일정한 통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saltines’이나 ‘cracker’처럼 단순히 과자를 표현한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당 계정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그 후 사측은 “실수임을 나중에 발견하고 제재를 취소했다”고 사실상의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 달 초에도 한 사용자가 “2012년 시리아에서 실종된 미국 언론인 오스틴 타이스에 대한 게시물 검색이 ‘마약 판매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으로 인해 스레즈에서 차단되었다”고 공개 비판을 했다. 이에 뒤늦게 메타는 별다른 사과한 후 “제재를 풀었다”고만 했다.
반면에 블루스카이는 한층 개방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부 자체 관리자를 고용해 ‘(통제)기준선 조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스스로가 논란의 소지가 있거나, 유해할 수도 있어보이는 콘텐츠를 자신이 알아서 ‘기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블루스카이는 또한 사용자들이 한층 맞춤화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체 조정 기준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에 대해 블루스카이는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소셜 공간의 규범을 정하는 것은 한 사람이나, 특정 기업이 세상과 세계에 관한 공개적 대화를 나누는 생태계를 일방적으로 조정하거나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사의 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운영방식과 ‘철학, 근본적으로 달라
그런 철학은 다른 중요한 운영방식에서도 드러난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에도 대부분의 게시자에게 주요한 트래픽 소스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는 한때 뉴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X의 일부 링크가 달리 게시물에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으며, 스레즈의 소유주 메타도 ‘하드 뉴스’를 ‘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반대로 블루스카이 리더들은 링크 공유를 오히려 촉진하고 있다. 여러 게시자들도 스레즈와 X에 비해 블루스카이에서 더 많은 트래픽을 보고 있다.
메타 스레즈와 블루스카이의 가장 분명한 차이점은 게시물이 나타나는 순서라고 할 수도 있다. 블루스카이는 본적으로 팔로우하는 계정의 게시물을 보여주는 역순(시간순) 피드를 사용한다. 사용자는 수 백 가지의 다양한 주제에 따라 사용자 지정 피드를 추가하도록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 사진이 있는 게시물을 표시하는 ‘고양이 사진’ 피드와, 플랫폼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는 뉴스 기사에 대한 링크를 표시하는 ‘트렌딩 뉴스’ 피드를 팔로우하는 식이다.
이에 메타도 최근 자체 버전의 사용자 지정 피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여전히 알고리즘에 따른 ‘당신을 위한’(for you) 피드로 기본 설정되어있다. 사용자가 실제로 원할 것 같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알고리즘에 따른 작위적이고 임의로운 내용들이 제공된다.
이에 기술매체 엔가젯은 “물론 메타는 최근 사용자가 팔로잉 피드를 기본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은 변화가 없다”며 “특히 스레즈에 게시하는 대가로 수백 또는 수천 달러를 받는 콘텐츠 제작자조차도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매체가 중심이 되어 2025년 소셜 미디어 생태계엔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게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들 두 매체는 지금까지 광고를 게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턴 둘 다 결국 수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블루스카이는 현재 사용자 지정 도메인 판매와, 유료 사용자에게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등과 같은 수익 창출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에 블루스카이는 “앞으로 광고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광고 때문에 서비스를 ‘엉터리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향후 X대체할지가 가장 큰 관심
반면 스레즈는 이미 모회사인 메타가 보유한 수십억 달러 어치 광고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 다만, “메타와 연결된 만큼, 메타가 스레즈의 사용자 대화를 엿듣고 콘텐츠를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많이 받아왔다. 물론 메타는 이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특히 저커버는 “본사는 스레즈를 ‘거대한 사업’으로 키우느라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1월부터 스레즈에도 광고를 게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메타오선 다른 서비스의 경우와 동일한 플레이북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거의 없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하면 분명 블루스카이가 스레즈보단 사세(社勢)가 취약한 편이다. 실제로 스레즈는 이미 규모가 블루스카이의 10배 이상이다. 하지만 바로 그점이 많은 사용자들이 블루스카이를 더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즉 스레즈와 X에서 나눈 자신들의 대화 내용이 (저커버그나 머스크와 같은) 독재적인 억만장자의 손에 맡기기보단, 독립적인 존재이며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블루스카이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분명 블루스카이는 사용자에게 훨씬 더 많은 ‘셀프 통제권’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런 점만으론 스레즈와 메타를 물리치기란 역부족이다. 하지만 블루스카이의 오픈 소스 분산 플랫폼에 대한 (민주적, 개방적) 비전은 대형 소셜 미디어 사이트로 장차 성장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