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퇴직 ‘박태진 한국 JP모건 회장’ 클로즈업
삼성전자 칩과 반도체 분야 투자, 거래 추진 현대차 인도 상장도 성사, ‘한국이 낳은 글로벌 금융인’ 평가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블룸버그가 23년간 근무를 마치고 31일 퇴직하는 박태진 한국 JP모건 회장 겸 아태 부회장(사진)의 근황을 자세히 전해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는 이날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선도 기업을 위한 획기적인 거래를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준 한국 JP 모건 체이스의 ‘최고 은행가’가 은퇴한다”며 “(그 덕분에) JP 모건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칩과 AI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박 회장은 재직 기간 JP 모건이 삼성전자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거래를 이어가게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특히 삼성의 처음으로 미국 달러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33억 달러 규모의 인도 주식 시장 상장을 할 수 있게 뒷받침하기도 했다.
63세의 그는 이날 블룸버그에 “JP모건이 현재 삼성전자의 칩과 AI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주요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로 부상한 것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SK 하이닉스나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AI 모델 학습 가속기의 필수 구성 요소인 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의 선두 주자”임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이날 또 “우리는 두 가지 주요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이 반도체 및 AI와 같은 미국의 하이테크 분야로 확장하도록 돕고, 한국 자본 시장에서 국내 및 외국 투자자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퇴사의 변을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도이치방크 AG에서 경력을 쌓은 박 회장은 금융인으로서 지난 37년 간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로 2012년 삼성의 10억 달러 채권 매각을 꼽았다. 그는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채권 시장에 진출하도록 설득했고, 결국 글로벌 경쟁업체와 동일한 달러화 표시 증권 가격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편 박 회장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수석 컨트리 오피서로 재임하는 동안 한국에서 JP 모건의 매출이 약 2배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은퇴 후에도 개인 투자자를 돕는 등 금융에 계속 관여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 비해 아직은 덜 발달한 한국의 채권 시장도 관심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