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동물과 대화? ‘NatureLM’ 등 연구 활발

‘엑시오스 AI+ 서밋’, “AI로 동물의 감정, 소통 내용 등 파악” “전혀 다른 인간과 동물의 텍스트 장르 뛰어넘는 번역 가능” 미국 미시간 대학, 개의 4가지 소리 음성모델 분석 연구 중

2024-12-30     이지향 기자
(사진=폴로 AI)

[애플경제 이지향 기자] 언젠가는 AI를 통해 인간이 동물과 대화를 하거나 소통할 수 있을까. 동물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면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동물에게 더 광범위한 생명권을 부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로 인간이 동물들이 서로 소통하는 데 사용하는 여러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술매체 엑시오스가 주최한 ‘Axios AI+ 서밋’에서도 ‘NatureLM’의 가능성이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 야생동물들의 울음소리 등을 분석해 그 의미를 알아내고자 하는 지구 생물종 분석 프로젝트(Earth Species Project)도 이번 ‘서밋’에서 선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I를 활용하여 각종 자연환경을 포함한, 지구촌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노력 중 하나다.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이 프로젝트는 이를 위한 ‘NatureLM’을 좀더 깊이 있게 연구, 최근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미시건 대학 연구팀도 이미 AI를 이용해 개 짖는 소리를 분석, 감정과 의도를 해석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품종이나 연령, 성별의 강아지 74마리를 대상으로 짖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훌쩍이는 소리 등을 수집했다. 이를 사람의 음성 분석용 AI 모델에 적용, 해독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원리다.

일단 현재로선 이런 4가지 종류의 소리를 바탕으로 강아지의 의도를 분석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구 생물종 분석 프로젝트는 여기서 좀더 나아가 동물의 종과 대략적인 나이, 고통스러워 하는지, 즐거워하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AI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개발 중인 언어모델 ‘NatureLM’은 여태까지 접한 적이 없는 종의 대화를 식별하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인간의 언어, 자연환경과 동물의 소리 등 온갖 다양한 데이터를 혼합, 분석한 것이다.

최근 알려지기론 이를 위해 무려 1,700만 달러의 보조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른바 “자연과 (인간의) 단절된 부분을 연결시킨다”는 취지에서 이를 개발하고 있다. 즉 “AI가 동물의 의사소통을 해독하고 다시 연결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생성AI의 번역 내지 해독 능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즉, 한 인간의 말이나 언어를 또 다른 인간 언어로 번역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아예 (동물의 종을 뛰어넘어) 텍스트의 한 장르를 다른 장르로 변환하는 데도 능숙하다는 설명이다.

(사진=라리언 스튜디오)

‘지구 생물종 분석 프로젝트’서 활발한 연구

다만 동물 언어를 번역하려면 여느 번역처럼 두 개의 알려진 언어 사이를 이동하는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즉, “동물이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말을 통해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현재로선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새들이 경고 신호를 울릴 때와, 노래를 부를 때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많은 동물의 종은 서로에게 (인간이 알 수 없는) 개별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종은 “포식자를 설명하는 명사와 형용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한다.

이와 비슷한 노력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들도 시도하고 있다. MS 역시 최근 지구에서 가장 외딴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측정하도록 설계된 AI 시스템인 ‘스패로우’(SPARROW)를 공개했다. 이 회사의 ‘AI for Good’ 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시스템은 태양열 시스템을 사용, 카메라, 음향 모니터, 각종 센서에서 동물과 자연환경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동물과의 소통 뿐 아니라,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 노력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기후 변화 극복을 위한 수단으로 AI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AI는 자연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엄청난 에너지 수요로 인해 전력 소모 등이 문제가 되긴 한다. 이에 “탄소 중립적인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동물과의 소통과 같은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를 한층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