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마트폰 시대? “아직은 ‘무늬’만의 AI폰” 지적
일부 기술비평가들 “2024년엔 아직 AI 스마트폰 실현 안돼” “그저 느슨하게 AI와 혼합된 기술 데모 제품 느낌” 혹평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지난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이른바‘AI 스마트폰’의 대중화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제각기 큰 소리를 치면서, 스마트폰에 AI를 접목한 제품을 저마다 내걸고 요란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이를 높이 평가하기보단, “애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함량 미달이 대부분이어서 실망스럽다”는게 시장의 반응이다.
본래 사용자들은 그야말로 스마트폰을 통해 전혀 새로운 소통 경지와 고도의 생활 편의를 꿈꾸기도 했다. 예를 들면, AI 스마트폰에 의해 AI가 주입된 음성 비서를 사용, 피자를 주문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할 수 있다. 또 공연 전단지를 스마트폰에 갖다대면 AI가 사용자 일정을 감안, 해당 공연 날짜와 시간에 사용자가 참석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또 예전에 타인에게 보냈던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도 필요할 경우 AI가 찾아줄 수 있다.
제미니 탑재 구글 픽셀폰, “AI폰 시늉만 내”
그러나 정작 ‘AI폰’이라고 출시된 제품은 이같은 사용자들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구글 픽셀폰의 경우 제미니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지만, “진정한 AI 비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정작 이를 구입했던 사용자들 중엔 “그저 느슨하게 혼합된 기술 데모 제품처럼 느껴진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물론 이들 제품 중엔 그나마 ‘AI폰’ 시늉을 낸 기능들은 있다. 이메일을 좀더 세련되게 쓰거나, 이모티콘으로 문자 메시지에 반응하고, 외국인과의 전화 통화를 번역하는 등의 기능은 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란 얘기다.
기술매체 ‘더 버지’의 기술비평가 앨리슨 존슨은 아예 “모든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정직하지 않다”고 했다. 모바일 기술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비평을 해왔다는 그는 “물론 삼성이 발표한 기기는 좋은 스마트폰”이라면서도 “그러나 삼성과 구글의 제미니 나노 모델을 혼합하여 실행하지만, 나는 그것을 ‘AI 스마트폰’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사진 편집 기능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전화 통화를 위한 실시간 통역 기능은 그저 저녁 식사 예약과 같은 단순한 대화에 유용한 정도”라며 “그러나 때론 전혀 엉뚱한 번역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 인텔리전스 아이폰16도 “기대보단 함량 미달”
아이폰 16이 처음엔 애플 인텔리전스 없이 출시되었다는 것은 애플의 AI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준 셈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6 출시 후 한 달 만에 iOS 18.1과 함께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완전한 블록버스터급 AI기능은 2025년까지 미뤄졌다. 그나마 이같은 업데이트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일단 애플 인텔리전스엔 알림 및 이메일 요약, 글쓰기 스타일을 변경하는 도구, 시리를 위한 새로운 UI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알림 요약은 유용할 수 있지만 보통은 그저 재밌을 뿐”이란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AI 스마트폰 개념에 부합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글쓰기 도구는 그저 기본이며, ‘시리’ 역시 포장만 새로운 도우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를 갖고 ‘AI 스마트폰’이라고 치부할 순 없다는 설명이다.
“A기능, 각기 따로 추가된 AI앱에 분산도”
2024년 후반에 나온 구글 픽셀폰도 AI폰임을 주장했다. 특히 구글의 ‘제미니’가 픽셀 9 시리즈에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날씨 앱 상단에 AI가 생성한 요약이 있고, AI를 사용하여 스크린샷을 저장하고 태그를 지정하는 새로운 앱이 있다. 또한 새로운 AI 기반의 기본 도우미, 다양한 AI 이미지 생성 도구가 있다.
언뜻 이는 유용하다고 생각할 만하다. 특히 스크린샷 앱은 흔히 휴대전화에서 북마크로 마냥 크롬 탭을 열어두는 습관이 있는 사용자들에겐 편리한 기능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들은 각각의 앱에 격리되어 있어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꼬집는 사용자들도 많다. 이들은 “제미니는 확장 기능으로 인해 점들을 연결하지만, 다양한 앱에 대한 지원이 느리게 추가되고 있으며 확장 기능이 있어도 제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문제는 모바일 기기에서 만큼은 AI부문에서 1년 동안 이렇다할 진전도 보여주지 못한 셈”이라며 “그럼에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AI폰’을 강조하는 건 마치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것’처럼 들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