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2-①) 2024 암호화폐 ‘신기원’의 메커니즘

“코인 시장 회복 너머 새로운 시장의 ‘재창조’” 평가 유동성 증발 스프레드 확대, 슬리피 최소화 위한 ‘델타 중립’ 보편화 “특히 커뮤니티 중심 밈 코인, 고급 알고리즘 등장케”

2024-12-26     전윤미 기자
(사진=디크립트)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2024년은 암호화폐 등장 이후 최대의 변화를 보인 시점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2022년 이후 ‘암호화폐 겨울’을 벗어나 10만달러 벽을 깨며 수 년 안에 100만달러를 예상할 만큼 격변을 보인 한 해다. 2024년 강세장은 그야말로 “암호화폐 시장이 ‘생존’에서 ‘혁신’으로 진화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암호화폐 겨울’ 겪으며 시장 조성 전략 진화

이에 대해 글로벌 마케팅 분석기관인 씨엘에스 글로벌(CLS Global)은 “최근 몇 년 동안 암호화폐 시장의 극적인 변화(‘암호화폐 겨울’에서 최고의 폭등세)는 회복력과 혁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 말처럼 같은 기간에 일일 거래량도 1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이는 ‘표면’만 긁은 것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다시 말해 “단순한 시장 회복이 아니라, 시장의 완전한 ‘재창조’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2024년까지 3년 간 이어진 시장의 변화는 ‘재창조’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할만하다. 애널리스트와 블록체인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 동안 ‘암호화폐 겨울’로 인해 시장을 주도하던 시장 조작 세력들의 절반 가까이가 없어졌다. 나머지 생존 세력들도 이젠 종전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찾아야 했다. 그 바람에 시장의 유동성이 증발하면서 기존의 0.1% (비트) 스프레드가 1~2%로 확대되었다.

즉, 거래소로선 유동성이 낮을수록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이 적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매매 가격 차이를 크게 설정할 수 밖에 없다. 즉, 거래량이 많을수록 비트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것이다.

기존 플레이북 안 통하는 시대가 돼

또한 시장 조작자의 일부만 사용했던 ‘델타 중립 전략’이 이젠 업계 표준이 되었다. 매수와 매도 옵션을 일치시킴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두루 구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주요 토큰의 변동성이 95%에 달했을 때도 있었다. 이런 경우엔 기존 관행(플레이북)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시장 조성자들로선 이처럼 (델타 중립 전략 등)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시장 촉매제가 등장했다. 바로 밈 코인이다. 이는 애초 호기심으로 시작된 암호화폐 시장에 일종의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되었다는 평가다. 기존의 기관 중심의 작동 방식으론 (일군의 투자자) 커뮤니티가 중심이 된 밈 토큰에 대처할 순 없었다.

그 결과 매일 10만개의 주문을 처리하는데 불과했던 거래소 등은 이제 수백만 개를 처리할 정도로 커졌다. 고급 알고리즘 덕분에 주요 거래소들은 평균 슬리피지(손실)를 2.5%에서 0.3%로 줄였다. 밈 코인 폭발은 이러한 시스템을 더욱 활성화시켰고, 일일 변동성은 평균 150%에 달했다. 그로 인해 날로 혁신적인 위험 관리 접근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사진=코인데스크)

AI, 메타버스 접목 ‘버추얼 프로토콜’ 모델 확산

이처럼 기존의 시장 조성 방식은 이처럼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토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시장 분석가들 공통의 견해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최근 AI와 메타버스를 접목한 암호화폐 프로젝트 ‘버추얼 프로토콜(Virtuals Protocol)’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며, 사용자들이 이를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플랫폼이다.

프로토콜 참여자들은 최근 “극심한 변동성 기간 동안 급증한 거래량을 처리하고, 좁은 스프레드를 유지하기 위한 동적 시스템을 구현해야 했다”고 최근 ‘디크립트’에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전략으로 ‘버추얼’ 2,800만 달러에서 무려 16억 8,000만 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현했다.

이같은 버츄얼의 전략은 곧 바이빗(Bybit)이나 , 쿠코인(KuCoin), 비트겟(Bitget) 등 주요 거래소들로 확장되었다. ‘버츄얼’이 2024년 신기원을 이룬 암호화폐 시장의 또 다른 ‘전범’(典範, Codex)이 된 것이다.

그런 고급 알고리즘 덕분이랄까.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4년 시장은 안정성을 유지했다. 토큰 가격이 무려 6,700% 상승하고, ATH(강세장, All Time High)가 2.31달러에 달했으며, ‘버츄얼’이 시가총액 16억 8천만 달러로 61위에 오르는 등 급격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고급의 시장 조성 알고리즘이 받쳐주면서 시장이 평정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2-②)에 계속>